전자제품의 핵심 소재인 전해동박의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해 동박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에 관련 업계의 증설은 몇년간 이루어지지 않아 동박 수급이 빠듯해지면서 국제 전기동 가격의 폭등과 함께 새로운 단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자재가 인상으로 궁지에 몰린 동박 업계는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어서 동박을 원료로 하는 동박적층판(CCL)·인쇄회로기판(PCB) 등 전자부품 업체에 타격이 예상된다.
◇공급부족 3분기에 더욱 심각=첨단 디지털 기기 시장의 확대로 주요 소재인 전해 동박의 수요도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요 동박 업체들은 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으나 동박 업체나 수요 업체 모두 재고를 거의 남겨두지 못하는 상황. 증설은 없이 수요만 계속 증가하면서 지난 4월께 수급 균형이 깨지기 시작, 3분기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구융회 LS전선 상무는 “수요가 많지만 구리가 많이 쓰여 수익성이 떨어지는 두꺼운 동박의 생산을 줄이고 박형 제품으로 전환하면서 일반 동박의 공급이 줄었다”고 말했다. 또 일본 업체들이 자국내 수요에 우선 대응하면서 2차전지용 특수박 등의 국내 공급이 줄어드는 등 특수박 분야에서도 일부 공급 부족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동박 업계에선 조만간 20% 정도의 동박 가격 추가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부품 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국제가 폭등, 증설지연 등 원인=동박의 수급 불균형은 제한된 생산 능력과 국제 동가의 폭등세 지속이 결합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동박 업계는 IT 거품이 붕괴된 2000년 이후 거의 증설을 하지 않고 있다. 당시 앞다퉈 설비를 늘렸다가 거품 붕괴 후 쓴 맛을 봤기 때문. 최근 수요가 당시 늘어난 설비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으나 동박 업체들은 증설에 보수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구리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폐동(스크랩) 구하기도 어려워지면서 국제 구리 공급 업자들이 시장에 물량을 줄이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가격 안정외 별 수 없어=국제 동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한 뾰족한 방법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고민. 한때 톤당 8000달러를 넘어선 동가는 6000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가 워낙 많아 낙관하기 어렵다.
증설도 어렵다. 동박이 장치 산업이라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데다 설비 투자 기간도 길어 이미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동박 업체들은 투자 결정도 쉽지 않은 상태. 국내 일진소재산업과 LS전선도 당분간 증설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동박을 사용하는 부품 업체들은 인상분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상황. 완성품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단가 하락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트 업체들이 부품 단가를 인상하지 않는 한 원자재 업체와 대기업 사이에 낀 부품 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전해 동박이란=전해동박은 PCB 원판인 CCL의 소재로 쓰인다. 각종 절연재료 기재와 결합재로 구성된 적층 절연판의 한 면이나 양 면에 동박을 붙인 CCL에 에칭 등을 통해 회로를 형성, PCB를 생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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