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신개념통신서비스]HSDPA-"이젠 얼굴 보며 통화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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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는 3세대 이동통신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CDMA가 지난 10년간 변화·발전을 거듭하면서 IT코리아의 성장 견인차가 됐다면 이제 HSDPA/WCDMA가 차세대 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선 인터넷 수준의 빠른 네트워크를 지원, ‘보는 전화’를 테마로 한 영상 중심의 데이터 서비스 진화를 이끌 기폭제가 될 전망이며 단말기 하나로 지구촌 곳곳에서 편리하게 통화하는 ‘전세계 단일 통화권’ 환경도 제공한다.

 ◇초고속 무선 네트워크=HSDPA는 기술 진화 단계를 볼 때 기존 2G 이동통신 뿐만 아니라 ‘릴리스3, 4’ 기반의 WCDMA와도 확연히 다르다.

 이동통신의 세대 교체로 부를 만큼 HSDPA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데이터 전송 속도다. HSDPA 기술은 최대 14.4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 음성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영상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시된 휴대폰은 1.8Mbps까지 지원하며, 2007년 초 3.6Mbps, 2007년까지 7.2Mbps, 2008년까지 14.4Mbps의 다운로드가 구현될 전망이다.

 ◇3G 네트워크 경쟁=SK텔레콤은 지난달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대전, 제주 등 25개 주요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는 HSDPA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하반기 중 84개시로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 전국서비스로 확대하며 3세대 네트워크 진화를 서두를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올해 HSDPA 가입자를 30만명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KTF도 다음달 1일 전국 50개 도시에서 HSDPA 서비스를 상용화하기로 하고 막바지 네트워크 정비를 비롯, 브랜드 전략 및 보조금·요금 등 약관 수립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KTF는 HSDPA가 기존 CDMA 시장에 SK텔레콤에 만년 뒤진 가입자 기반을 역전할 수 있는 전기로 판단,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혀 차세대 서비스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3G 테마는 영상=유선의 전화선이나 케이블망이 IP 네트워크로 진화하고 있는 것처럼, HSDPA는 이른바 무선의 ‘올IP’ 환경의 신호탄이다. 당장 음성 통화만 해도 무선 VoIP 서비스가 가능하고, 유무선 데이터 서비스도 HSDPA 상에서는 IP 기반으로 연동할 수 있다. 또 고속 다운로드 서비스를 지원, 기존 CDMA망에서 서비스가 제한적이었던 무선 영상 서비스를 활성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HSDPA 망에서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는 기존과 차원이 다르다.

 SK텔레콤은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해 ‘3G+’를 브랜드까지 내세웠다. 영상 통화는 기본이고, 영상 채팅·영상 컬러링·영상 사서함 등 ‘영상’ 기반의 서비스가 테마로 부상할 전망이다. 무선망이 초고속 네트워크로 진화되면서 기존 유선과의 연동 서비스도 한층 활성화될 전망이다. 휴대폰에서 유선웹사이트를 서핑하는 것은 물론, PC에서 즐기던 네트워크 게임도 보다 손쉽게 즐길 수 있다.

 WCDMA의 또다른 특징인 가입자인증모듈(USIM) 카드를 활용한 응용 서비스도 상상 이상이다. USIM카드를 통해 교통카드·멤버십·쿠폰 등 금융 컨버전스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해외 자동로밍 서비스도 WCDMA가 갖는 장점이다. SK텔레콤은 기존 CDMA 자동로밍 국가 18개국에 이어 WCDMA를 도입한 일본·싱가포르·홍콩·프랑스·이탈리아·중국 등과 자동로밍이 가능하다. KTF도 유럽·아시아권의 2세대 GSM과 WCDMA 자동로밍을 지원, 올 하반기까지 60개국 이상으로 자동로밍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는 전화’ 인프라 개선이 관건=3G 서비스의 활성화 여부는 사용자들의 통화 시나리오를 ‘듣는 전화에서 보는 전화’로 바꿀 수 있는 인프라 개선 여부에 달렸다. 전화발명 이후 100년이 넘게 귀에 휴대폰을 대고 통화해온 사용자들의 통화 시나리오 전반을 바꿔야 하는 것이 숙제다.

 이통사들은 영상통화를 보다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HSDPA 휴대폰에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을 기본 장착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중이다. 또 각종 PAN 기술을 활용해 휴대폰을 열거나 움직이지 않고도 무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도 확산해 ‘보는 전화’ 시대를 서서히 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데이터 통화료 부담을 줄여 유선과 같은 사용자 참여 환경을 이끌어 내느냐도 과제다. HSDPA 종량 요금은 화상의 경우 10초당 120원이며 데이터통화료는 패킷(0.5K)당 1.3원 수준. 현재 사업자들은 3G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영상통화와 데이터통화료 중심의 프로모션 요금제를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요금 부담은 비싸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보는 통화’ 시대가 본격화되려면 휴대폰이 하나의 퍼스널스테이션으로 자리잡고 PAN 기반의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무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3G의 핵심인 데이터 서비스 기반도 확대하려면 데이터 통화 요금제 전반도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