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D·PDP 국내 TV시장 90% `싹쓸이`
‘고맙다, 태극전사.’
LCD·PDP 등 평판 디지털TV가 독일월드컵 특수를 발판으로 시장점유율 90%대를 넘어섰다. TV 신규 구매자 10명 가운데 9명이 평판 제품을 찾으면서 브라운관 및 프로젝션 TV가 퇴조, ‘TV 세대교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가전유통전문점이 토고전이 열린 지난 13일까지 6월 TV 매출액을 중간 집계한 결과, LCD·PDP TV 비중이 전체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250여개 직영점을 운영중인 하이마트의 LCD·PDP TV 매출 비중은 지난 1월 59%로, 처음으로 브라운관·프로젝션 TV 매출 비중을 앞지른 데 이어 4개월 사이에 매출 비중이 무려 30%포인트나 수직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병수 하이마트 상무는 “불과 4∼5개월 사이에 주력 가전품목이 완전히 바뀌는 것은 유례가 드문 일로 그야말로 디지털TV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품목별 집계에서는 LCD 모델이 PDP 기종을 7 대 3 정도 앞서며 차세대 TV 대표주자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LCD 제품 가격이 40인치대에서 PDP 모델과 거의 같아지면서 소비자가 화질이 좀 더 선명한 LCD TV 쪽으로 기우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기간에 품귀 현상까지 보인 프로젝션 TV는 전체 매출액 가운데 1% 안팎에 그쳐 머지않아 종말을 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LG전자는 이를 반영하듯 이달 들어 CRT 프로젝션 TV를 단종했다.
가전유통업계가 한국팀의 토고전 승리를 계기로 디지털TV 월드컵 마케팅을 더 강화할 움직임이어서 TV 품목별 판매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하이마트는 월드컵 기간에 LCD·PDP TV에 한해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까지 배달해주는 당일배송제를 도입했으며, 삼성전자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24시간 내 LCD·PDP TV를 설치해주는 물류서비스에 나섰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매직프라이스에 진입한 LCD·PDP TV의 대중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월드컵을 기점으로 TV 세대교체가 급진전되면서 브라운관 TV는 21인치급 소형이 세컨드TV로 명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월드컵, 뉴미디어 확실히 떴다
“지하철에서는 DMB로, 집에서는 디지털TV로, 나는 인터넷 중계로”
2006 독일월드컵은 뉴미디어가 ‘생활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잡는 계기가 되고 있다. IT기술 발전에 힘입어 유비쿼터스 시대로 확실히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평가다.
◇지상파 DMB ‘최고 시청률’=연초 야구월드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위성DMB사업자 티유미디어가 존재가치를 알렸다면 독일월드컵은 지상파DMB의 독주가 눈부시다. KBS·MBC·SBS·YTN·원투원·유원 6개 사업자가 전경기 생중계는 물론이고 녹화, 하이라이트까지 ‘띠 편성’ 전략을 펴 ‘이동식 중계는 지상파DMB’란 인식을 심어줬다. 지난 13일 한국 대 토고전 때 수십만 인파가 몰린 시청앞·광화문 광장 주변의 대형스크린 응원 사각지대에서는 지상파DMB를 삼삼오오 따로 시청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상파DMB폰은 지난 1월부터 6월 10일까지 약 30만대가 팔렸다. 월드컵을 앞두고 지하철에서도 개통됐고 부산·광주·춘천·서귀포 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KTF와 LG텔레콤 측은 월드컵 기간 전에 비해 지상파DMB폰만 하루평균 3000대 이상 더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했다.
티유미디어도 경기시간대(10∼12시) 시청률이 5%로 나왔다. 평소 이 시간대가 1% 미만이었던 데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것. 도달률(1분이상 본 시청률)도 28%(평소는 10% 미만)를 기록했다.
◇“방송사만 중계하는 것 아니다”=인터넷 중계도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다. 다음·야후 등 기존 포털들의 중계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이용자제작콘텐츠(UCC)가 인기를 끈 것. 단순 중계화면 전송이 아니라 아마추어 해설가들의 독창적 축구 해설로 새로운 인터넷 스타를 만들 조짐도 보이고 있다.
UCC사업자 가운데 판도라TV는 지난 13일 시청·광화문 거리 응원을 생중계했으며 아프리카는 웹캠으로 무선인터넷을 즐기는 ‘나홀로 중계’를 매일 저녁 7시에 제공해 인기를 모았다. 엠군은 월드컵 현지 영상취재단을 구성해 독일 현지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기염을 토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