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마이크로소프트(MS) 서울지법에 고소

성인오락실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규모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를 단속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히려 통신사업자 데이콤 등에 고소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MS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어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데이콤·한마음복지재단·테크트로닉스 등은 MS가 최근 176억8200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했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12일 서울지방법원에 고소했다.

데이콤 등은 고소장에서 MS가 그동안 윈도XP 정품 패키지(FPP) 제품을 총판인 다우데이타시스템을 통해 판매했으나 MS가 제 3의 판매업체 나라총판을 통해 DSP(임베디드 제품) 제품 3만 카피를 팔아 176억8200만원 상당의 재산을 편취했다고 밝혔다.

데이콤 측은 홍보요원과 보조인원 등 약 700명을 선발, 24시간 3교대로 오락기 당 1개의 FPP 제품(약 48원 상당)을 구매해야 한다고 계도활동을 진행했으나 MS가 타 총판을 통해 DSP 제품(약 18만원 상당)을 보급, 데이콤 측이 투입한 수 백억원대의 예산과 시간을 무력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데이콤 등은 MS의 정품 정책에 따라 정품 FPP 구매를 권장하는 팸플릿을 오락기기 제작사와 ‘바다이야기’ 등 오락실업장에 배포하고 정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계도활동을 3개월 이상 진행한 바 있다.

데이콤 관계자는 “그동안 수차례 내용증명을 통해 원래 약속대로 FPP 제품만을 판매할 것으로 요청했으나 MS 측이 해결은 하지 않고 제 3, 제 4의 총판을 통해 수 십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MS 측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데이콤 등이) 규모를 통해 협박한다는 제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번 건은) MS의 권한과 책임 소재는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데이콤 측 한 변호인은 “다우데이타가 한국MS와 총판 계약을 맺었고 한국MS와 데이콤 등 4개 주체가 작년 9월 소프트웨어 판촉 등에 대해 구두 합의를 한 만큼 한국MS가 책임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근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성인오락실의 정품 소프트웨어 시장은 수 천억원대 규모로 추정되고 MS의 오락가락한 정품 정책으로 인해 법적 분쟁이 벌어진 바 있어 이번 데이콤의 고소 건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