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LCD패널 제조업체들이 최첨단 기술인 8세대 기판 생산 공장 건립을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일본 샤프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사인 S-LCD, LG필립스LCD,콴타, AU옵트로닉스(AUO)·치메이옵트로닉스 등 세계 LCD패널 빅5가 한꺼번에 40억달러나 드는 8세대 공장 투자를 놓고 도박이 아닐지 고민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샤프만 올가을 8세대 가동=보도에 따르면 5대 LCD 패널 업체들이 8세대 공장을 설립을 검토한 가운데 현재 일본 샤프만이 실행에 옮겨 올 가을 8세대 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구체적 계획없이 ‘검토’만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사인 S-LCD는 지난 4월 내년말 오픈을 목표로 8세대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지만 착공은 하지 않은 상태다. LG필립스LCD는 새 공장 기초공사를 시작했지만 8세대 공장을 건립할지 아니면 소형 패널 제작을 위한 장비를 만들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조만간 경쟁사인 콴타 디스플레이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경우 세계 최대 LCD 패널 업체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대만 AU옵트로닉스(AUO)는 8세대 공장건립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착공 날짜 등은 결정하지 않았다. 이 회사 맥스 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든 업체들이 8세대 문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는 구체적 사항없는 새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대비 효과 불확실=제조업체들이 선뜻 8세대 공장 건립에 나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 대비 효과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8세대 LCD패널 공장에서는 주로 50인치 이상 LCD TV를 생산하게 되는데 PDP진영과 주도권 싸움에서 LCD가 승리를 거둘 것인지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30인치나 40인치대에서는 LCD 인기가 높지만 50인치 이상에서는 LCD가 앞서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LCD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대한 투자를 결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2인치 LCD TV 평균판매 가격은 올초보다 14% 떨어졌을 정도다.
메이커들이 새 공장 건설을 미루면 생산량이 줄어들어 가격하락은 2∼3년간 둔화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장건설 둔화가 업계의 수익성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수요를 감소시켜 규모의 경제에 이르는 기간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장투자지연이 산업에 도움” 시각도=반대 시각도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투자가들은 공장건설 열기가 수그러듦으로써 가격안정을 가져와 업계 전체를 안정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홍콩 메릴린치 애널리스트 다니엘 킴은 “8세대 공장 투자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게 낫다고 본다”며 당분간 추이를 두고 보는 편이 낫다는 입장을 보였다.
WSJ은 공장 건설 속도가 둔화되면 제조업체들은 투자비용이 덜 들고 이익과 손실간 기복이 적은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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