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는 번영과 혁신의 동인이다(Clusters are critical drivers of prosperity and innovation).”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 마이클 포터의 표현처럼 클러스터는 이제 세계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미래에 대비하는 생존의 필수수단이 됐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일본 도요타, 스웨덴 시스타 등 해외의 선진 클러스터들은 오랜 기간의 준비를 마치고 막강한 경쟁력을 앞세워 국가 경제의 커다란 줄기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혁신클러스터’는 낯선 단어가 아니다. 정부는 지역혁신 시스템을 구축해 국가경쟁력을 함께 높이려는 취지로 지난 2004년 6월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를 국가 주요 정책과제로 선정했다. 1960년대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물적 토대로서 급속한 경제성장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산업단지에 또 다른 시대적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다만 우리는 세계 여타 국가와는 색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외 선진 클러스터들이 수십년 동안 중장기 전략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육성돼온 반면에 산업단지의 역할이 절대적인 우리나라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혁신클러스터를 추진하게 됐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제조업 수출의 67%, 생산의 51%를 차지하는 산업단지를 빼놓고 제2의 지역경제 도약을 논하는 것 자체가 공허하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이다.
‘산업단지 중심의 혁신클러스터’ 육성전략은 많은 부분에서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해외의 선진 클러스터들이 수십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클러스터의 발전단계’를 충실히 거친 데 비해 우리의 산업단지 중심 추진전략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드문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해 3월 ‘혁신클러스터 선포식’을 시작으로 수십년간의 단지관리 기능에서 벗어나 산업단지의 클러스터화를 일궈낼 ‘네트워커(networker)’와 ‘브로커(broker)’로서 새롭게 출발했다. 문제는 국내 유수의 제조공장만 밀집해 있는 산업단지에서 예전에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클러스터의 생기를 어떻게 하면 꽃 피울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혁신역량이 비교적 우수한 경남 창원 등 일곱 개 시범단지에서 클러스터추진단을 각각 구성하고, 전체적인 추진체계를 처음부터 하나씩 세웠다. 단지마다 전략산업과 미래 비전을 세우고 그에 따른 세부 추진전략을 짜나갔다. 특히 생산현장에서 직접 뛰는 운영시스템으로 소규모 산·학·연 협의체인 ‘미니클러스터’를 구성했다. 단지별 전략산업에 맞게 구성된 49개 미니클러스터는 참여기업 1660여개사를 중심으로 지방정부·대학·연구소 등 지역혁신 주체의 적극적인 참여로 어느덧 한국형 혁신모델의 틀을 갖추었으며 과제 발굴과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렇게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은 포럼·세미나 등 2300여회에 달하는 지식 및 정보교류로 1년을 채워왔다. 아득하게만 느껴졌던 사업의 소중한 성과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협력업체끼리 뭉쳐 일궈낸 혁신기술에 대기업이 함께 가세하는 ‘상생’의 모습도 보인다. 경쟁사끼리 공통의 과제를 발굴하고 해결해 가는 보기 드문 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혁신클러스터 안에서는 공통의 모습이 존재한다. 신뢰와 협력의 정신을 가진 지역 혁신 주체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 바로 자신을 키우고 지역을 키우며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그 혁신클러스터의 주인공들이 이번에 ‘제1회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의 날’ 행사에서 한자리에 모여 첫돌을 자축하며 국민에게 보고하는 의미 있는 자리를 이틀간 마련했다. 8일 시작되는 이 행사에서는 사업 첫해의 어려움을 딛고 일궈낸 성과를 선보이며 또 다른 교류와 만남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클러스터 1년의 일기, 앞으로 또다시 써내려 갈 미래의 클러스터 일기장에 어떤 혁신 성과들로 채워갈지 이번 행사에서 그 해답을 얻길 기대해 본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김칠두 cdkim@e-clus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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