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 모바일음악 수익배분 문제를 제기한 음반기획사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중국과 일본은 이통사가 10% 안팎의 수익만 가져가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이통사가 너무 많은 이익을 챙긴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통사들은 “나라마다 시장 상황과 사업자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수치로만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며 볼멘소리다.
실제로는 어떨까.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통화연결음 서비스의 수익배분율을 조사해봤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통 3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29∼32%의 수익을 가져간다.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업체(ASP)가 약 10%를, 콘텐츠제공업체(CP)는 약 18%를 가져갔다. 음원권리자들은 34∼38%의 수익을 챙겼으며 이중 25%는 음반기획사가, 저작권과 실연권자들이 나머지 13%를 나눠 갖는 형태다.
중국과 일본은 음반기획사 주장대로 이통사 몫이 적은 게 사실이다. 중국은 이통사가 15%, 음원권리자들이 50%를 가져간다. 일본은 이통사가 9%만을 갖는다. 47∼52%의 수익을 음원권리자가 가져가며 나머지를 CP들이 갖지만 음반기획사 19곳이 연합해 만든 ‘라벨 모바일’이 시장의 60%를 차지해 사실상 음원권리자들이 90% 가량을 가져가는 셈이다. 미국은 이통사가 20∼40%대의 수익을 가져가지만 CP의 역할이 크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몫인 50∼60%가 대부분 음악권리자들에게 돌아간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 음악권리자들의 몫이 큰 것은 이통사나 CP의 역할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이통사가 모바일음악 서비스 시스템 구축과 마케팅에 집중투자했기 때문에 비용상쇄를 위해 수익배분율을 높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CP들도 마케팅에 많은 돈을 들인다. 상대적으로 우리 음악업계는 디지털 환경에 빨리 적응하지 못했다. 필리핀·인도·인도네시아의 경우 이통사들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몫을 챙기고 있다는 사실은 각 나라별로 수익배분율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름을 보여준다.
하지만 한 음악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나 CP의 마케팅이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사업자가 돈을 벌기 위해 마케팅하는건 당연한 것이므로 이것이 많은 수익을 챙겨가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생각의 출발점 자체가 틀린 셈이다.
결국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시장 특성에 맞는 수익배분율 연구가 확실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수익배분율이 이통사 중심의 시장구조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 번쯤 재검토할 필요는 있다”며 “‘내 몫을 더 내놔라’ 식의 협상을 피하고 객관적으로 시장에 도움이 되는 수익배분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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