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반도체, 업계 재편이 가까워지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도시바·르네사스테크놀로지 등 3개 반도체업체가 추진해 온 최첨단 반도체 공동 생산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업계 재편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히타치 등 3사는 올 초 공동 기획회사까지 설립하면서 ‘히노마루반도체 연합’을 야심차게 발족했지만 채 빛도 보기 전에 무산됨에 따라 연합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려던 일 반도체업계에는 강자만 살아남는 인수·합병 과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히노마루반도체 연합, 왜 무산됐나=3사는 기획회사인 ‘선단프로세스반도체파운드리기획’를 이달 말 청산하고 공동 생산하기로 계획한 시스템LSI도 각자 생산할 예정이다. 공동 생산의 무산은 사업 출범시 필요한 기술자 파견 등을 둘러싼 3사간 대립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시스템LSI 수탁생산사업에서 앞서고 있는 대만업체 등이 고객사를 이미 다수 확보해 충분한 생산량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도 배경 가운데 하나다.
현 상태로 시스템LSI 공동 생산에 착수하더라도 투자에 따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3사 모두의 계산 속에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재편의 신호탄=히노마루반도체 연합 구상은 사실 경제산업성의 강한 지원을 받아 지난 해 여름부터 검토됐다. 일 반도체업계에서는 르네사스 및 NEC일렉트로닉스가 2005 회계연도(2005.4∼2006.3)에 최종 적자로 전락하는 등 수익력 저하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스템LSI 분야에서는 르네사스나 NEC, 도시바 등이 대형업체이기는 하나 최첨단 LSI 공장 건설에 무려 약 3000억엔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현 일 업체 재무상태로는 도저히 단독 투자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디지털가전 시대의 막대한 수요가 기대되는 시스템LSI 사업을 중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번 공동 생산의 좌절로 업체간 제휴 및 재편 움직임과 이에 따른 사업 포기 선언도 가까운 시기에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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