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시각과 청각의 조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래픽에 대한 중요성은 적지 않다. 유저가 작품을 판단하는 첫 인상이 바로 그래픽에서 나온다. 때문에 개발진들은 나날이 그래픽의 발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특히 레이싱 장르에서 그래픽은 가장 핵심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빠르게 달리는 속도감과 유저가 실제 운전을 하는 듯한 현실감을 주기 위해 뛰어난 그래픽은 당연한 것이다. 게임 역사를 되돌아봐도 레이싱 작품들은 항상 그래픽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도 ‘그란투리스모’의 그래픽은 모든 플랫폼을 통틀어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이번 E3 2006에서 발표된 ‘그란투리스모 HD’는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하는 수준을 넘어 관람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금까지 현존하는 어떤 게임이라도 ‘현실같은’ 그래픽을 추구하기만 했다. 그런데 이번 ‘그란투리스모 HD’는 ‘현실’을 대형 LCD 화면에 옮겨 놓았다. 그래픽이 리얼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리얼이었던 것이다. 왠만한 고화질 동영상보다 뛰어난 퀄리티의 화면이 실제 게임화면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 유저가 한두 명이 아니었다.
이번 작품은 비록 ‘그란투리스모 4’의 게임 시스템과 데이터를 베이스로 고정밀과 고해상도로 HD 이식판, E3 한정작품이지만 차후 발매될 PS3용 타이틀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짐작케 한다. 결국 E3 2006에서 PS3의 우수성을 알리고 타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꺼내든 히든 카드였던 것. 특히 현실 그래픽을 구현한 1920x1080p는 일반 HD 화질보다 3배 이상 뛰어난 기술이다. 또 레이싱 카와 포뮬러 머신 뿐만 아니라 클래식 카, 오토바이, 스쿠터 등 다양한 탈 것들이 등장하고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혼성 레이스도 펼쳐졌다.
‘그란투리스모 HD’는 감히 도전하지 못할 수준까지 훌쩍 뛰어갔다. X박스360, 위, PS3 등 차세대 게임기들이 추구하는 ‘하이 퀄리티의 그래픽’에서 만큼은 어떤 작품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그래픽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 가치는 충분하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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