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막지 못할 것 같았던 괴물의 거침없는 행보에 급제동이 걸렸다. ‘괴물테란’으로 불리우며 최근까지 스타크래프트계를 평정해온 최연성(SK텔레콤 T1)이 개인전의 양대 메이저리그인 온게임넷스타리그와 MSL(MBC게임스타리그)에서 잇따라 중도 하차했다.
최연성은 지난 25일 저녁에 열린 8차 MSL 패자부활전에서 같은팀 소속의 박용욱에 2대1로 석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MSL 3연속 우승이란 전대미문의 기록 보유자인 그로선 사상 처음 MSL에서 예선(서바이버리그)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이에앞서 최연성은 이달초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1 24강전에서도 스타리그에 첫 진출한 박명수(KOR)와 조용호(KTF) 등 두 저그 유저에 연패하며 1승2패(조 4위)로 예선 탈락해 충격을 주었다. 전 대회 우승자인데다 본선 진출자가 24명으로 늘어난 첫 대회여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지난 3월 ‘온게임넷 신한은행 스타리그’ 결승에서 저그 지존인 ‘투신’ 박성준을 3 대 0으로 셧아웃시키며 절정의 기량을 마음껏 과시해온 최연성. 당대 최고의 기량을 갖춘 프로게이머란 평가를 받는 그가 갑자기 이처럼 부진의 늪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선 슬럼프에 빠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무엇보다 최연성의 부진은 스타리그 우승이란 큰 목표를 달성한데 따른 일종의 후유증이란 지적이 많다. 이젠 오를만큼 올랐다는 일종의 자만심에서 비롯됐다는 것. 실제 스타리그에선 전 대회 우승자가 초반 탈락하는 ‘우승자 징크스’가 있다.
강민, 오영종, 박성준 등 수 많은 S급 스타들이 이 징크스의 희생양이 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징크스라기 보다는 꿈의 무대인 스타리그에서 우승 이후 일순간의 방심이 이런 결과를 낳는 것 같다”고 해석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된 결과란 분석도 나온다. 선수들 간의 실력차가 크게 줄어들어 최연성과 같은 최정상급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철저한 준비와 연습을 하지않으면 언제든 질 수 있다는 얘기이다. 임요환·강민·홍진호 등 노장급 선수들이 피나는 연습을 통해 다시 스타리그 중심으로 부상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최연성의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곧 재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종족을 불문하고 특유의 포스가 여전한 데다 팀리그인 프로리그에서 절정의 기량의 유지하며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최연성은 전략과 물량이 균형이 잡혀 쉽게 슬럼프에 빠질 타입이 아니다”라며 “이번 양대 메이저리그 예선 탈락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욱 업그레이드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기자@전자신문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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