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MS, 한국게임 ‘러브콜’ 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행보가 심상찮다. 지난 25일 마이크로소프트게임스튜디오(Micorsoft Game Studios:MGS) 대표 셰인 김이 방한, 게임 비전을 발표한데 이어 다음 날엔 스티브 발머 MS사장이 국내 주요 게임업체 CEO와 비공개 미팅을 가졌다. 이날 미팅엔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 한빛소프트, 액토즈 소프트 등 국내 온라인게임을 대표하는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MS가 이틀에 걸쳐 게임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업계는 지금까지의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가진 CEO와의 자리에서 구체적인 게임 지원책이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MGS대표인 셰인 김은 지난 25일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MS의 게임사업 비전을 공개했다. 셰인 김은 이날 주로 ‘라이브 애니웨어(Live Anywhere)’ 전략과 X박스360을 통한 다운로드형 캐주얼게임 개발 프로그램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이와함께 기존 X박스의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판타그램, 웹젠, 소프트맥스 등과 같이 게임을 개발해 왔고 개발을 진행 중에 있는 상태로 한층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왜 적극 나서나

MS가 스티브 발머 사장까지 직접나서 한국게임업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한국 온라인게임을 컨버전해 X박스360 게임으로 개발할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스티브발머가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적극적인 투자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MS가 갑자기 한국 온라인게임에 깊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판타그램에서 개발한 ‘나이티나인나이츠(N3)’의 폭발적인 인기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N3는 일본과 미주시장에서 X박스360의 판매에 큰 기여를 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즉, ‘N3’의 폭발력을 확인한 MS가 한국 게임시장에 다시 눈을 돌리게 됐고 결국 적극적인 구애로까지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세계 유수의 게임업체들이 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MS도 X박스360의 첨단 기능인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종구국인 한국 업체들과의 어떤 식으로든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X박스360의 온라인기능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소니의 PS3, 닌텐도의 Wii와의 격차를 더욱 늘리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다.

# 협력 어떻게 진행될까

현재로선 MS측이 적극적으로 한국 게임 개발사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 투자나 공동 개발 등 다양한 형태로 비즈니스 협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발머 사장이 한국 IT에 3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게임분야에 대한 투자가 적극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판타그램이나 다른 개발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개발력에 대해 어느정도 신뢰를 갖고 있는 만큼 MS가 더욱 투자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것. 현재 판타그램의 경우 개발비를 유치했지만, MS의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별도 게임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존 한국산 인기 온라인게임을 X박스360으로 컨버전하거나, X박스360과의 연계 서비스하는 등 보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먼저 협력시스템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업계에 미칠 파장은

MS가 한국 게임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내 게임업계는 반가운 소식이라는 반응이다. MS가 한국게임에 대한 투자나 업체 인수를 추진하게 되면, 세계 게임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는 결과를 낳게된다.

또 시장 포화기를 맞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호기도 맞게된다. 특히 MS는 미국, 유럽 등 국내 게임업계로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구미가 당기는 파트너가 아닐 수 없다.

자금에 목말라 있는 게임업계에 거대 자본이 유입됨으로써 자금난에 숨통을 트일 수도 있다. 이와함께 국내 온라인게임의 기술력이 한단계 더 레벨업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많다.

X박스360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온라인게임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고퀄리티의 게임이 개발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따라 그동안 움츠려졌던 게임시장이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MS의 한국 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나 인수는 자본 흐름뿐 아니라 기술력 등 다방면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중국, 일본 등 경쟁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김성진기자@전자신문 chani71@etnews.co.kr, ha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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