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산업 3년을 뒤흔들 주요 화두 6월에 집중

 6월 한 달이 향후 3년간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의 정책적 근간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6월에는 3기 방송위원 선임을 시작으로 방송·통신융합추진위 출범, 지상파의 멀티모드서비스(MMS) 시험방송, 국회 문화관광상임위원회 위원 교체, 새 경인민방 사업자 법인 설립, 공정위원회의 케이블TV 기업 결합심사, KBS 사장 선임 등 굵직굵직한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다. 하나같이 향후 3년간 미디어 산업을 움직일 기관이자 핵심 서비스다. 이번달의 추이가 3년을 내다볼 수 있는 잣대인 셈이다.

 ◇정책 이끌 ‘인물’ 바뀐다=방송 규제기관인 방송위원회를 이끌 임기 3년의 3기 방송위가 구성된다. 방송위는 모든 결정을 9인의 방송위원(방송위원장은 장관 예우, 부위원장 이하 상임위원은 차관 예우)이 내린다. 즉 3기 방송위원 면면을 보면 3년간 방송은 물론이고 통·방 융합 정책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2기 방송위원은 지난달 임기가 끝난 상태로, 5·31 지방선거 등의 영향으로 3기 선임이 한 달가량 늦어졌다. 3기는 3년간 뉴미디어 및 통·방 융합 정책을 주도할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선임 권한을 가진 국회나 청와대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상파방송사 출신 일색으로 채워질 우려도 상존한다.

 방·통융합추진위 발족은 이번달이 마지막 마지노선이다. 주변 상황 탓에 한 달 이상 늦어지며 벌써 추진력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태. 방·통융합추진위는 25인 이하로 구성되며 향후 정부 조직 개편을 포함, 통·방 융합 규제원칙을 재정립할 조직이다. 추진위원들은 우리나라 통·방 정책 대계를 세우는 중책을 맡는 셈이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도 상임위 교체 시기를 맞아 이달 바뀔 예정이다. 일각에선 한나라당이 이번 5·31 지방선거 압승을 바탕으로 열린우리당에 위원장 몫을 요구할 개연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상임위 구성이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KBS 사장도 이달 말 교체된다. 이번에 선임될 KBS 사장은 미디어 지형 변화에 맞춘 새 국영방송의 모습을 정립하는 게 임무다.

 ◇새 지상파 지형 그린다=사실상 방송 시장을 독과점한 지상파방송의 지형을 바꿀 두 변수도 이달 실체를 드러낸다.

 지상파의 새 도전인 디지털지상파TV 다채널방송 MMS가 오는 5일부터 월드컵 기간에 시험방송한다. 이미 사용중인 지상파 DTV 1개 채널(6㎒)에서 2∼5개 채널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게 MMS다. 지상파 4사는 이를 단순 시험방송이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지만 ‘지상파가 꿈꾸는 미래상’으로 비친다. 지상파의 독점력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새 경인민방 사업자인 경인티브이 법인 설립도 이달로 예정돼 있다. KBS·MBC·SBS 3사 중심의 지상파 지형을 바꿀 마지막 사업자다. 경인민방의 선전 여부에 따라 △지상파와 외주 제작사 간 왜곡된 관계 △수도권 지상파와 지역 지상파 간 예속 관계 등이 흔들릴 개연성이 있다.

 ◇공정위의 움직임도 변수=공정위가 그간 방송위의 유료방송 정책 근간인 ‘케이블TV의 지역 독점(프랜차이즈)’에 대해 딴죽을 걸지도 관심거리다. 방송위는 케이블TV의 장치산업적 특성에 따라 프랜차이즈 정책을 취해왔는데 공정위가 ‘경쟁 도입’을 검토하고 나선 것.

 이달에 ‘HCN-대구중앙케이블TV북부방송’ ‘CJ케이블넷과 모두방송’ 간 기업 결합심사에서 공정위가 이를 불허한다면 유료방송 정책은 혼선을 빚을 전망이다. SO 업계에선 공정위가 프랜차이즈 정책을 이해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숙고할 것으로 기대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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