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시장 ‘애프터 마켓’을 잡아라.
잉크·토너·미디어·카트리지와 같은 프린터 소모품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주요 프린터 업체는 그동안 시장수성 차원의 소극적 대응에서 리필 제품을 겨냥한 보급형 제품을 출시, 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한 법적대응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리필 업체도 가격 위주에서 품질과 기능을 앞세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프린터 업체와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애프터 마켓은 하드웨어 수요가 주춤하면서 프린터 부문의 ‘알짜배기 사업’으로 불릴 만큼 고속성장하고 있다.
◇프린터 업체, “법적 대응 불사”=소모품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프린터 업체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특허권을 주장하며 법적대응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세이코엡손은 지난 5월 엡손의 프린터용 잉크카트리지를 판매해온 국내 N사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N사가 리필 제품에서 활용한 전자 칩과 잉크 유출 방지용 밸브가 자체 고유기술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엡손은 이미 한국을 비롯해 독일·미국·중국·캐나다·홍콩 등지에서 리필 업체 25곳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진행중이다.
이에 앞서 캐논도 국내 P사를 상대로 레이저빔 프린터 정품 카트리지 핵심 부품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특허권 침해 금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HP는 아예 중국에서 선보인 ‘심플 블랙’과 같이 보급형 시장을 겨냥해 가격을 크게 낮춘 전문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치헌 엡손코리아 부장은 “재생·리필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어 프린터 업체도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필 업체, “기능·품질로 승부”=리필 업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가격에서 벗어나 품질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전처럼 가격이 싸다는 장점만으로는 더는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품질과 함께 기능도 크게 강화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프린터 업체에 맞서고 있다.
잉크테크는 전자동 잉크충전 통합장비 ‘매직 필’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잉크 노즐 세척·카트리지 시험·잉크 충전 등 잉크 카트리지 재충전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자동화했다.
디지털엑스프레스는 고품질 잉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히 원료를 사다가 가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유명 제품 수준의 잉크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중국에 자체 생산공장을 두고 수시로 품질을 관리할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회사 이성규 사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인정받는 리필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며 “미국에 지사를 열고 중국·일본·태국에 연락 사무소를 설치해 수출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린터 알짜시장 쟁탈전=주요 업체가 소모품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데는 사실상 프린터 사업의 수익원천이 바로 이 부문이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업체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모품은 투자 대비 수익이 쏠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하드웨어 보급과 맞물려 시장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HP는 지난해 11조원 규모의 전 세계 인쇄시장에서 소모품의 비중은 12%였으며, 2010년에는 전체 시장은 큰 변화가 없지만 소모품 시장은 17%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주요 프린터 업체도 하드웨어 가격은 크게 낮추면서 소모품 등 애프터 마켓을 겨냥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돌린 상태다.
김상현 한국HP 상무는 “컬러 카트리지 등으로 소모품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리필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이를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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