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은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군함을 일컫는다.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한 척은 길이가 300m를 상회하고, 높이는 24층 빌딩과 맞먹는다. 한 차례의 핵연료 장전으로 20년간 운항이 가능하다. 6000명이 외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도 90일 이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항공모함은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고유의 전투편성을 가진다. 항공모함 한 척에 따라붙는 해군 및 공군 전투력은 가공할 만하다. 통상 항공모함 한 척엔 80∼90대에 달하는 최신예 전투기가 탑재된다. 항공모함이 바다에 떠다니는 공군부대 또는 비행기지라 불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항공모함 발진엔 반드시 호위함도 따라붙는다. 작전내용에 따라 달라지지만 잠수함 2∼3척, 순양함 2∼3척, 구축함 2∼3척, 보급함 1∼2척, 프리깃함 2∼3척 등 10여척의 군함을 대동한다. 이를 모두 합치면 항공모함 함대는 웬만한 국가의 군대 전체 화력에 버금가는 전투력을 가지게 된다. 항공모함이 거대 집단으로 구성되다 보니 막강한 파괴력이 보장되는만큼 구축·유지비용도 만만치 않다. 항공모함에 얹히는 전투기와 수행 호위함들을 포함하면 항공모함 편성엔 일반적으로 15조원 안팎이 소요된다. 편성을 유지하는 데는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항공모함 이동 시 순양함과 구축함 등이 주변을 호위하며 항해하듯 여러 척의 선박으로 이뤄진 무리를 군사용어로 선단(船團)이라 칭한다. 상보적인 공조를 통해 전투 수행능력 및 파괴력 상승효과를 낸다.
최근 정보통신기술 업계의 선단형 수출 방식이 눈길을 끈다. 항공모함 격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탄탄한 대기업이 전면에 서고 솔루션 업체가 각각의 전투력을 바탕으로 이를 호위한다. SK텔레콤·KT·KFT 등과 국내 솔루션 업체들이 동남아·브릭스(BRICs) 등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 전투력 상승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이젠 삼성SDS 같은 IT서비스업체도 선단을 꾸린다. 교육행정정보화시스템(NEIS) 프로젝트 협력 솔루션 기업들과 연합군을 결성, 아시아권 국가 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국내 전시회에선 공동관을 구성해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해외에선 턴키 방식의 수출협상을 진행한다. SW강국이 되려면 선단 구축을 통한 이 같은 상생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더 많은 선단이 나와야 한다.
컴퓨터산업부·최정훈차장@전자신문,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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