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하자니 제 값을 못받겠고, 소유하자니 빚만 늘어나고···.”
CJ그룹이 지난달 유진그룹으로부터 350억원에 인수한 브로드밴드솔루션즈(BSI)의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BSI는 케이블TV사업자(SO·종합유선방송사)에 디지털방송 신호를 제공하는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다. CJ그룹 산하의 CJ홈쇼핑은 지난달 드림씨티방송을 3581억원에 인수하며 같은 유진그룹 계열인 BSI 지분 86.3%를 확보해 경영권을 가져왔다. 문제는 CJ그룹 산하의 MSO인 CJ케이블넷이 자체 DMC를 보유 중이어서 그룹 차원에선 BSI가 필요없는 중복 사업자라는데 있다.
◇팔자니 제 값 못받아=업계에선 CJ케이블넷이 BSI를 팔 수만 있다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BSI는 현재 현대백화점계열의 HCN를 비롯해, 드림씨티방송·강남케이블TV·대구TCN그룹·울산중앙방송 등과 디지털신호 제공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CJ 측에선 BSI를 350억원에 되팔면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대상은 BSI가 필요한 현대백화점이 유력하다. CJ홈쇼핑은 “BSI는 (그룹내) 시너지가 있는 사업자이며 매각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도 BSI가 필요하지만 매물에 먼저 ‘러브콜’을 보낼리 만무하다.
◇보유하면 느는게 빚=현재로선 연간 적자가 100억원대인 BSI가 CJ케이블넷과 경쟁해 더 많은 고객(SO)을 확보하며 흑자로 전환하는 모델은 사실상 어렵다. 매각하지 않을 경우 시나리오는 두가지. 우선 BSI를 정리하고 고객SO에게 CJ케이블넷의 디지털신호를 보내주는 것. 단, 고객인 HCN 등이 용인해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인수자금 350억원도 고스란히 날리는 셈이다. 반면 인력구조조정을 통해 적자폭을 줄이고 기존 고객의 계약 기간까지 디지털신호를 제공하는 방안도 있다. 물론 이때는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게 당연한 수순이다.
◇누가 결정하나=CJ홈쇼핑이 결정해야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BSI 측은 “아직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안 끝나서 잔금이 CJ홈쇼핑에서 유진그룹에 넘어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CJ홈쇼핑 직원들이 BSI로 출근하는 상황은 아니다. 그렇지만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게 CJ그룹으로선 득이다. 따라서 그룹 차원에서 CJ홈쇼핑과 CJ케이블넷의 의견을 수렴해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CJ케이블넷 측은 “아직까지 BSI 건과 관련해 그룹이나 CJ홈쇼핑측과 협의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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