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업체가 연구개발 단계에서 사용하는 마스크 공정비용에 세금이 부과돼 팹리스 업계에 파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팹리스 업체들은 마스크비용과 인건비 등을 포함한 연구개발비에 대해 세액 공제를 받았으나, 최근 연구개발비 중 마스크비용에 대해서는 공제를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옴에 따라 팹리스 업체들의 세금 부담이 커지게 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팹리스 업체 중 하나인 A사는 최근 세무조사를 받고 국세청으로부터 마스크비용 150억여원에 대한 세금 약 13억원을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현행법상 기업들은 연구개발비의 15% 혹은 전년 대비 연구개발비 증가액의 50% 중 규모가 큰 부분에 대해 세액 공제를 받고 있다. 생산라인을 갖추지 않은 팹리스 업체들은 제품 개발 단계에 투입된 연구원들의 인건비와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마스크비용 등을 연구개발에 들어간 비용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세액 공제를 받아왔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마스크비용은 생산공정과 관련된 것이어서 연구개발비에 대한 공제를 적용할 수 없다며 세금 부과를 결정했다.
시제품 마스크비용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팹리스 업계 전체적으로 100억원을 웃도는 비용 지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가까스로 흑자를 내고 있는 소규모 팹리스 업체들은 세금 부과에 따라 손익분기점이 갈릴 수 있어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갓 태동기를 지난 팹리스 업계에서 세무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세무조사 결과는 팹리스 업계 전체에 해당하는 세금부과 기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A사는 양산 전 단계에서 시제품 제작을 위한 마스크비용에 대한 세금 부과 결정은 부당하다고 판단, 13억원의 세금을 낸 후 이를 상환받기 위해 불복 청구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이번 결정이 팹리스 업계 전반에 적용될 것에 대비해 IT SoC 협회 등 협회 차원의 공동 대응도 추진할 계획이다.
A사의 고위 관계자는 “시제품 공정과 양산품 공정을 나누기 힘든 종합반도체회사들과 달리 팹리스에서는 시제품 마스크비용 처리가 명확하며, 샘플 제작은 연구개발의 마지막 단계인만큼 연구개발비용으로 처리돼야 한다”며 “백 번 양보하더라도 개발 성공 이후 양산으로 이어진 제품에 들어갔던 마스크비용에 대해서만 소급해서 세금이 부과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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