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폴 ­오텔리니 "PC산업 쾌청"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PC산업의 미래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PC 산업의 두 거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16일자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PC의 소멸을 주장하는 보고서들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PC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으며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위한 허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시장 조사 업체 IDC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지난 1분기 전세계 PC 출하량 성장률이 12.9%로 전년 동기의 15.9%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제기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PC 성장은 계속된다=한편 이번 기고에서 게이츠와 오텔리니는 “PC는 문서와 스프레드시트를 만들기 위한 섬세한 툴 이상이 되기 위해 확장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PC를 커뮤니케이션 장치·라디오·TV·영화 상영용 극장·사진 앨범 등으로 사용한다”고 적었다.

게이츠와 오텔리니는 지난해 인텔 센트리노 칩과 MS 윈도 XP 운용체계에 기반한 노트북 컴퓨터가 아이팟보다 많이 판매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디지털 카메라로부터 사진을 공유하고, 음악 및 비디오 파일을 내려받고, 무선 기기에 있는 약속·캘린더·e메일 등을 동기화하고, 놓친 드라마의 줄거리를 검색하기 위해 어디로 가는지 물으며 “물론 여러분은 PC 앞에 앉는다”고 지적했다.

<>PC 회의론에 쐐기=그 동안 MS와 인텔은 올해 PC 판매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해 왔다. 실제로 지난달 MS는 오는 7월 1일 시작되는 회계연도의 PC와 서버 컴퓨터 판매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분석가들은 구매자들이 MS의 차세대 운용체계(OS)인 윈도 비스타가 출시되기 전에 PC를 구입하지 않으려 함에 따라 다가올 분기에 PC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MS가 지난 3월 비스타의 소비자 제품 출시 시기를 올 하반기에서 내년 1월로 연기한 것이 크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오텔리니 CEO도 지난달에 “PC 성장률이 지난 2분기 추세에 비해 완화되면서 우리 고객들의 칩 재고 감소를 둔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PC논쟁 재점화=그러나 이들의 기고는 PC의 미래에 대한 오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그 동안 회의론자들은 애플 컴퓨터의 휴대형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 ‘아이팟’을 비롯해 디지털 카메라·비디오 리코더 등의 점증하는 인기가 전통적인 가정용 컴퓨터를 쓸모없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인텔과 MS는 PC 시장에서 맡는 역할 비중이 큰 데다 치열한 경쟁에 맞부닥치고 있어 이 같은 회의론에 맞설 필요가 컸다. 이번 기고도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전세계 PC의 약 80%에서 사용되며, MS의 윈도 OS는 세계 PC의 90%에 설치돼 있다. 인텔은 AMD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으며, MS는 구글·야후·세일즈포스닷컴 등과 경쟁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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