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힐리오의 성공적인 서비스 개통과 베트남 S폰 사업의 확대에 대해 남다른 다짐과 확신을 보였다. 그는 “이제 정보통신 사업은 컨버전스·글로벌 대열에 동참하지 않으면 자국 내 기반조차 지키기 힘든 시대가 됐다”면서 “국내 이동통신 선두 사업자로 해외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하다”며 여론의 응원을 당부했다.
글로벌 사업이 주제였던 이날 간담회에서 다소 비켜나긴 했지만, 여러 국내 시장현안에 대한 김 사장의 언급도 눈길을 끌었다. 우선 와이브로의 경우 SK텔레콤은 “상용화 후 1년간은 ‘실험기’로 삼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처음에는 법인 고객 위주로 시장을 개척하되 어떤 서비스를 주력으로 삼을지, 보조금 등 기타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구사할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WCDMA/HSDPA에 주력하는 대신 당분간 와이브로는 시장성만 타진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뜻이다.
유무선 음악포털 ‘멜론’의 폐쇄적인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정책에 대해서는 “(애플의 아이팟도 마찬가지지만) 기본적으로 표준 DRM이 없기 때문”이라며 DRM 개방에 부정적 시각을 피력했다. 또 음악·영화 등 콘텐츠 사업은 최근까지 지분 인수나 펀드 조성을 통해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나머지 한 축인 게임사업은 지분인수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조만간 이슈로 떠오를 하나로텔레콤의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포함해) 유선사업에 대해서는 관심있게 보고 있지만 (수년전과 달리) 지금은 시장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해 여전히 유선사업 확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대 과제의 하나로 꼽은 자회사 티유미디어의 독자생존 방안은 결국 콘텐츠 전략 강화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지상파 재전송 문제를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달 지상파DMB를 출시하게 됐다”면서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위성DMB를 휴대이동방송 시장의 프리미엄 콘텐츠로 차별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