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한국 벤처 10년, 정리와 전망
주최: 전자신문·벤처포럼운영위원회·벤처기업협회·벤처캐피탈협회·인터넷기업협회·여성벤처협회
전자신문은 벤처기업협회·벤처캐피탈협회·인터넷기업협회·여성벤처협회 등과 공동으로 9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국 벤처 10년, 정리와 전망’을 주제로 50회 벤처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우식 부총리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으며,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고문과 이철상 VK 대표 등이 벤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곽성신 코스닥시장본부장,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 임주환 ETRI 원장 등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토론자들은 국내 벤처기업들이 좁은 내수시장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해외로 적극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보다 과감하고 장기적인 지원을 펼치고, 해외 메이저 기업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간 인수합병(M&A)이 활기를 띠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석자>
-고정석(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곽성신(코스닥시장본부장)
-구본천(LG벤처투자 대표)
-송혜자(여성벤처기업협회장)
-임주환(ETRI원장)
-조현정(벤처기업협회장)
-황기수(코아로직 사장)
-허진호(인터넷기업협회장)
*가나다 순
◇곽성신(코스닥시장본부장)=국내에 벤처산업이 시작된 것은 80년대지만 초기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확대에 한계를 겪었다.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늘리고 또 코스닥이 회수시장 역할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작년 이후 코스닥이 크게 상승했다. 이는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다. 과거 거래소시장이 5년을 주기로 업 앤 다운(Up and Down)을 보였는데 코스닥도 이를 입증했다. 만약 지난해도 코스닥이 오르지 않았다면 코스닥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졌을 것이다. 이는 벤처 투자의 회수시장이 사라졌다는 측면에서 벤처산업이 성장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었다.
◇임주환(ETRI 원장)=우리나라 벤처산업의 큰 문제점으로 세계 유일의 기술이 적다는 점이다. 정부의 벤처육성이 ‘벤처 붐’에 편승한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추진돼 기술력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R&D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미래 기술경쟁력의 핵심인 지적재산권 보유가 열악하다. 벤처캐피털도 장기보다는 단기투자에 집중했으며, 기술 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경영지원을 펼치지 않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영세한 것도 문제다. 소규모로 국내 틈새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다보니 국내경기에 영향을 받는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기관과의 협력관계 구축이 시급하다. 또 시장성 있는 유망기술을 발굴해 벤처기업에 맞춤형 기술이전이 이뤄져야 하며 또한 상용화 성공률 제고를 위한 상품화 보완기술 개발 지원이 요구된다.
◇송혜자(여성벤처협회장)=정부출연연과 정부 연구기관의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화 비율이 매우 낮다. 우리나라 R&D 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사업화 이전 성과는 매우 부족하다. 이는 기술이전이 중소벤처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기술이전 실태를 바탕으로 벤처의 다양한 기술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벤처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공동 기술개발 체제가 필요하다. 연구기관의 좋은 인력들이 중소 벤처기업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도 방안이다.
◇허진호(인터넷기업협회장)=최근 웹2.0을 통해 미국에서는 제2의 인터넷 붐이 일어나고 있다.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과거 수준을 상회할 정도로 높다. 웹2.0을 통해 새로 만들어지는 기업들은 야후·구글 등의 기업들에 인수되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웹2.0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의 인터넷산업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 및 서비스를 생성하는 업체가 경쟁우위를 가질 것이다. 아울러 M&A 등을 통한 지속적 변신 노력만이 급속히 변하는 시장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조현정(벤처기업협회장)=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를 조기에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지식정보로 무장한 인력에 정부의 벤처특별법 등을 통한 지원이 계기가 됐다. 압축성장으로 후유증은 있었으나 이는 회계시스템 강화를 통해 극복중에 있다. 앞으로 벤처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확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벤처협회도 이를 위해 성과확산,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산, 투자자 확산, 지방으로 확산 등에 나서고 있다.
◇송혜자=선진국들은 경제발전을 도전의식이 강한 벤처기업을 통해 이뤄냈다. 고용창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최근 입증되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 벤처업계는 벤처정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보다는 손쉽게 돈벌기 위해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또 신뢰와 자신감을 회복하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나가야 할 것이다.
◇곽성신=지금 한국 벤처산업에 있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창업 열기가 많이 떨어졌다는 측면이다. 지난 벤처 붐 열기처럼 다시 한번 창업이 활기를 띨 필요가 있다.
◇이민화=21세기 키워드는 지식사회다. 그리고 벤처가 지식산업 성장의 대안이다. 이제는 정부의 지원만을 바랄 것이 아니다. 시장이 다양한 형태로 육성되어야 한다. 기술을 가진 사람을 위한 특허거래시장이 활성화되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시장이 매년 30% 성장중이다. 특허가 사업화되서 기술의 형태로 거래될 수 있는 소규모 M&A시장도 필요하다. 또 중견기업이 대기업에 인수되고 우회상장도 합리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우회상장 시장도 요구된다.
◇구본천(LG벤처투자 사장)=벤처캐피털은 투자대상을 물색할 때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꼭 검토한다. 이는 내수로만은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벤처캐피털업계도 해외에서 펀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국내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일본·싱가포르·유럽·중동 등에서 자금을 유치했다. 이와 관련 정부에 제안을 하나 한다면 벤처캐피털 산업을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 정부자금이 해외투자에 나서는 벤처캐피털에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벤처캐피털 현황을 봐도 과거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업체들은 2시간 이내의 벤처기업에만 투자를 했지만 지금은 중국·인도 등으로 투자를 확대중이다.
◇고정석(벤처캐피탈협회장)=동감이다. 벤처도 글로벌화를 하는데 벤처캐피털도 그럴 필요가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벤처캐피털들이 2005년부터 중국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벤처기업의 상당수가 중국기업들이다. 당연히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황기수(코아로직 사장)=팰립스반도체업체 입장에서 한국 IT산업이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팹리스반도체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특히 우리가 강점이 있는 모바일기기·디지털가전·디스플레이 산업 등이 글로벌 성장을 위해서는 팹립스반도체 분야의 두각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M&A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퀄컴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M&A가 활발히 일어나야 할 것이다.
◆특별 강연
제목: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minister@most.go.kr
21세기 국가 경쟁력은 과학기술에서 판명된다. 물론 과학기술 경쟁력 발휘를 위해서는 교육 경쟁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3가지 비전으로 △과학기술의 대중화 및 생활화 △과학기술의 특성화 및 효율화 △과학기술의 세계화 등을 수립했다.
대중화를 위해 초중고 학생들이 과학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과학교실, 과학관 이용, 경진대회, 과학영재 양성, 창의적 교육 등을 펼쳐 나갈 것이다.
과학기술의 특성화 및 효율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미래기술 확보에 나선다. 톱브랜드 프로젝트, 미래 국가유망기술 21, 21세기 프론티어 기술, 대형 국가연구개발 기술, 차세대 성장동력 기술 등이 주요 사업들이다. 이중 톱브랜드 프로젝트에 기대를 많이 갖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각 연구소의 2가지 대표 프로젝트를 대표 브랜드로 키운다는 것으로 6월중 최종 선정해 집중 지원할 것이다.
세계화는 당연한 과제다. 울트라 프로그램 및 DB구축을 통해 코리안네트워크(Korean Network)를 구축하고 인적·물적 교류와 연구소 유치 및 진출을 통한 R&D 국제협력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전전자교환기(TDX)·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반도체 등의 기술적인 성과들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주요 선진국들의 공통된 현상이다. 최근 각국 정부는 과학기술 정책을 확대하는 추세다. 미국은 ‘경쟁력 강화구상’을 통해 나노기술·슈퍼컴퓨터·대체에너지 등 기초연구 지원예산의 증액과 연구개발 조세혜택 연구, 7만명에 달하는 과학·수학 교사 훈련에 착수했다. 일본 역시 올해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총 25조엔을 투자하는 ‘제3기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유럽연합(EU)과 중국도 올해와 내년을 시작으로 새로운 과학정책이 시작된다.
우리나라도 1기 과학기술 부총리 체제에서 자리 잡은 과학기술혁신체제를 토대로 2기부터는 주요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 미래 성장동력 확보, 국민의 삶의 질 향상, 경제활성화와 양극화 해소에 나설 것이다. 과학기술혁신체제를 보다 확고히 정착시키기 위해 과학기술 관련 미시경제정책의 기획·조정·평가 체제를 고도화하는 한편 과학기술 대중화와 생활화를 위해 과학문화 확산 및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 강화,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의 양성과 활용 촉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의 효율화와 특성화를 위해선 국가 R&D 예산을 전략적으로 배분하고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며, 기초·원천기술 기반위에 글로벌 경쟁에 앞서 나갈 특성화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주제발표
◇한국 벤처의 태동과 성장-이민화 벤처기업협회 고문
우리나라 벤처산업의 태동기부터 현재까지를 짚어보면 우선 1980년부터 1995년까지는 한국 벤처산업의 태동기로 분류할 수 있다. 큐닉스·미래산업 등 초기벤처기업이 탄생했으며 이어서 터보테크·휴맥스·한글과컴퓨터 등 선도 벤처기업들이 등장했다. 86년 이후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제정으로 벤처캐피털업체들이 대거 출현, 벤처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벤처협회는 벤처업계가 자금·인력 조달 한계, 시장개척 어려움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95년 등장했다. 협회는 설립 이후 벤처산업의 성장을 확고히 뒷받침하기 위한 법 제정을 요청했고 1997년에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을 이끌었다. 99년에는 벤처업계의 해외 지원 창구인 인케(INKE)와 기술거래 전문기관인 기술거래소가 세워졌다. 벤처산업은 이후 제휴·기부·수평 문화 등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2001년부터 압축성장 과정에서의 부작용으로 시련기를 맞았다. 이 어려움은 2004년 ‘벤처 어게인’을 기치로 내선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을 통해 극복됐다. 벤처활성화 대책에는 창업부터 성장, 성숙·구조조정 등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mhlee@healthpia.com
◇벤처기업의 세계화-이철상 VK 사장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것이 적절하다. 해당 지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2차 국가로 확산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언어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관세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해외 진출시 한국 주재원과 지사 혹은 해외법인을 무리하게 크게 만들 필요는 없다. 해외에는 견제할 수 있는 현업부서와 관리부서가 양립하도록 하면 된다.
현지 에이전트는 시장지배적 딜러인지 체크해야 한다. 기존 시장 참여자가 막강할 경우 작더라도 우리 제품에 집중할 수 있는 거래선을 선정해 키워나가는 것이 방법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확보도 중요하다. 상당수 엔지니어들은 자기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마케팅 인력도 필요하다. 현지 유학생을 채용할 경우 조직적응이 관건이다. 자체 기술인력은 현지 적응 여부가 변수다.
브랜드 강화를 위한 차별화된 전략도 요구된다. 신규 브랜드의 경우 시장을 잘 파악해 접근하면 큰 어려움 없이 시장진입이 가능하다. 품질과 기술지원, 영업지원을 최우선으로 내세워야 하며 약속을 엄수해야 한다. 또한, 제품 라인업이 분명하고 독창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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