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중소기업을 위한 장외시장인 프리보드 활성화를 위해 경쟁매매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인 금융감독위원회는 제도 변경 이전에 유망기업 유치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실제 도입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2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국회 금융정책연구회(회장 신학용)와 한국증권업협회(회장 황건호) 공동주관으로 열린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 및 프리보드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은 프리보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엄경식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리보드 시장이 지난해 7월 재출범 이후에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위상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엄 연구위원은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으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등과 유사한 경쟁매매 방식 도입 △임의지정을 통한 비상장기업 매매거래 지원 △만기 예정 벤처투자조합 정보 제공을 통한 ‘세컨더리펀드(secondary fund)’ 시장 기능 수행 등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임의지정 방식은 증권협회가 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비상장기업 중 삼성SDS·LG CNS 등 시장인지도가 높은 기업을 임의로 프리보드 종목으로 지정, 우량기업 주식 거래를 통한 시장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존속기간 만료로 해산될 예정인 벤처펀드 종목 정보를 프리보드에 게시, 비상장 혁신형 중소기업 투자정보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토록 하는 것도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됐다.
윤동섭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도 패널토의에서 “프리보드 경쟁매매 도입은 필요조건”이라며 “매매방식을 개선해야 거래량도 증가하고 투자자 참여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에 김용환 금감위 감독정책 2국장은 유보적인 반응을 보여 시장 및 업계와 견해 차이를 나타냈다. 김 국장은 “프리보드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경쟁매매 도입 등은 현 거래수준을 놓고 볼 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에 앞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지도가 높은 기업을 소수라도 유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프리보드가 잘 된 이후에 시장을 보강하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부가 업계의 요구에 좀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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