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철
지금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마지막 임시국회를 보내고 있다. 국회의원은 2년 단위로 상임위를 바꾸는데 오는 6월이 그 시점이기 때문이다. 다음달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으니, 사실상 마지막 상임위 활동인 셈이다.
이번 문광위에서 다룬 화두 중 하나가 ‘위성방송의 대기업 지분 제한 완화’다. 우리나라 위성방송은 스카이라이프와 티유미디어가 있다. 티유미디어는 위성DMB사업자이면서 법적으로는 위성방송 사업자다.
위성방송에 대한 대기업의 소유지분은 33%로 제한돼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49%로 완화해달라고 주장해왔다. 경쟁매체인 케이블TV 사업자는 대기업 소유지분 제한이 아예 없기 때문에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특히 스카이라이프는 누적적자 5000억원에 이르러 자본잠식이 우려되기 때문에 향후 증자를 위해서라도 지분 제한 완화는 절실했다. 1대 주주인 KT는 이미 33%를 거의 채웠을 뿐 아니라, 대기업 시각에서는 경영권을 완전 장악하지 못하는 스카이라이프에 추가 투자할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스카이라이프에 이번 개정안은 불투명한 미래를 헤쳐나갈 법적 지지대였다.
문광위는 최근 위성방송 지분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논의했으나 결국 보류시켰다. 다음달에 있을 지자체 선거, 6월 상임위 재구성, 9월 이후 통·방융합기구개편 이슈 등에 치여 결국 올해 위성방송의 지분 제한 완화 개정안 처리는 물 건너갔다.
그러나 문광위가 개정안을 보류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스카이라이프의 지분 제한을 풀어주느냐 마느냐 하는 논쟁이 아니었다. 스카이라이프만 풀어주느냐(이경숙 의원 안), 아니면 티유미디어도 함께 완화하느냐(박형준 의원 안)였다. 문광위는 해답은 못찾고 무책임하게 법안을 보류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이제 더는 증자를 바랄 수 없는 상황이다.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 기업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못내 씁쓸한 대목은 문광위의 숱한 설전 속에는 국책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미래가 없었다는 점이다. 문광위원들 안목에는 위성방송의 산업과 정책이 아니라, ‘지상파의 적군인 티유미디어와 이동통신사업자에 떡을 줄 수 없다’는 심리만 있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