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돈이 없는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이 확대된다.
정부는 20일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기술 이전 사업화 정책심의회’에서 우리·신한·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기관과 R&D 관리기관, 기술거래소는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협력약정(MOU)을 체결했다.
금융기관은 기술 평가기관의 기술 평가 결과 등을 활용해 혁신형 기업에 대한 투자·신용대출·금리 우대·보증 등의 금융 지원을 제공키로 했다. 또 사업화를 돕기 위한 정부의 인력과 기술 이전 등의 종합 지원체계도 강화된다.
기술과 인력·자금 등의 엇박자로 우량 기술기업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을 막고 기술 기반의 혁신 기업 성장체계를 확립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날 심의회에서 정 장관은 “혁신형 기업의 육성은 산업 정책의 핵심”이라며 “사람과 기술·자금 등 사업화 촉진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정립해 신기술 기반의 창업과 일자리 창출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지원 규모 1조4000억원=혁신형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협력약정을 한 은행이 맡는다. 은행은 기술을 담보로 한 융자에서 벗어나 투자은행(Invest Banking)의 성격을 띤다. 기업 지원 자금을 투자와 융자로 나누어 분할 지원한다. 투자와 관련해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것이다.
은행의 혁신형 기업에 대한 투·융자는 기술성·사업성·시장성 등을 전문기관이 평가하고 R&D 관리기관과 기술거래소가 이를 추천한다. 금융기관의 심사역은 기술경영(MOT) 교육을 받은 전문가로 추천된 기술을 심사한다. 산자부는 심사역을 대상으로 MOT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로써 정부는 금융권의 기술 기업에 대한 선별 능력이 강화돼 담보 중심의 대출 관행이 기술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현호 산업기술국장은 “선진 외국에서는 투자은행이 일반화돼 있으며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역들이 철저하게 심사한다”며 “이번 금융 지원 시스템은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기술 이전 사업화 금융 지원에 올해 1조4000억원을 지원하고 향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 이전, 사업화에 초점=정부는 9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연구개발 사업의 성과가 기업에 확산되도록 대학·연구기관의 기술 이전과 사업화 활동에 총 292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커넥트 코리아(Connect Korea)’로 이름 붙여진 기술 이전 지원 사업은 전국을 4대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기술 이전 조직을 선정해 미활용 기술의 발굴과 이전, 우수 기술의 마케팅, 특허권 관리 등을 지원한다.
금융기관에서 기술을 심사하는 기술 경영 전문인력도 대거 확보키로 했다. 2010년까지 매년 2500명의 기술 경영 인력 양성을 목표로 올해 전문 학위과정 4개를 신설하고 내년에 기술 경영 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관련 단기 교육 과정도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기술과 경영을 두루 섭렵한 전문 우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우수 신제품은 공공 구매=정부는 또 개발된 우수 신제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공공 구매 확대 계획도 밝혔다. 2004년부터 시행중인 공공기관 신제품(NEP) 20% 의무구매제도를 지방공사·지방공단 등을 대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온라인 정보시스템(http://www.buynp.or.kr)을 통해 신기술 인증 제품에 대한 정보 제공을 늘려 구매 편의를 돕는 한편 신제품 구매 실적 등의 기관 평가를 반영해 실제 이행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김용래 기술사업화 팀장은 “올해 신제품의 공공 구매 규모는 2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며 “혁신형 기업의 기를 높여 경쟁력을 확대하는 데 정책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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