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식 카드 시대가 열린다](하)금융IT 세계화 첨병

 비자카드에 따르면 오는 2008년 전체 금융 카드 중 약 25%가 비접촉식으로 전환되며,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 역시 비접촉식과 접촉식이 모두 가능한 콤비카드 수요가 5억장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비접촉식 카드와 관련된 시장 전망치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토종 IT업체의 기술과 땀을 흡수한 비접촉식 카드 서비스가 전세계 카드 네트워크로 전파되며 우리 금융IT(FIT)의 우수성을 타전하기 시작했다.

 ◇비자웨이브를 일궈낸 토종IT=2년 전 세계 최초로 말레이시아에서 상용 서비스된 EMV 기반 비접촉식 서비스 ‘비자웨이브’는 국내 업체들의 기술을 토대로 실현된 성과로 대만시장으로까지 이어졌다.

 비자웨이브에는 비접촉식 카드와 관련해 비자의 기술 스펙을 공유, 인증을 받은 국내 약 30여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카드 솔루션 업체 하이스마텍이 동글(단말기) 공급사로 참여했고, 카드와 칩에 연결되는 RF안테나는 KDN스마텍이 맡았다. 이 밖에 하렉스인포텍·패스아이 등도 비자웨이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칩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필립스·인피니온·ST마이크로·르네사스 등 경쟁사에 앞서 저가·고효율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가세하고 있다.

 세계를 향한 웨이브=비자웨이브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비자카드가 전세계 2만여 회원사에 기술·제품을 소개하는 ‘VSB’ 프로그램을 교두보 삼아 해외 판로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 1년간 저가 보급형 칩 제품 개발과 공급을 위해 협력해온 비자카드와 삼성전자는 최근 10KB 칩 개발을 완료,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이 공급되면 높은 가격으로 비접촉식 카드 도입을 주저하는 발급사의 수요를 크게 자극해 향후 전세계 13억 장의 카드에 적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에스원·삼성SDS·소프트포럼·베스텍컴 등도 비자인증을 받은 EMV 칩 솔루션을 개발, 해외진출을 모색중이다.

 비접촉식 결제 인프라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아시아 시장을 넘어 유럽·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접촉식 칩카드를 고집해온 영국 등 유럽은 최근 들어 비접촉식 전환발급을 시작했고 교통카드로 확대 발급을 준비중이다. 또 그동안 마그네틱(MS) 방식의 비접촉식 카드 서비스에 초점을 뒀던 미국시장도 EMV기반 비접촉식 서비스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김영종 비자코리아 사장은 “전세계 160개국에서 1초에 약 1만건의 카드거래를 성사시키는 비자의 시스템과 글로벌 네트워크에 한국의 세계 최고 칩카드 기술을 연계해 국내 IT업계의 해외수출 가교가 되도록 다각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망=전세계 비접촉식 카드 결제환경은 칩 개발력을 가진 삼성전자와 상용화 경험을 가진 국내 솔루션·시스템통합(SI) 업계에 거대한 잠재시장으로 다가왔다.

 국내 업체에 대한 해외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정도영 비자카드 아태본부 칩카드 담당 상무는 “말레이시아 소재 글로벌 은행 임원이 국내 특정업체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관심을 보일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칩·단말기·솔루션의 상용화로 시장 성장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국내외 비접촉카드 결제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각 가맹점에 설치되는 단말기 투자에 대한 발급사·밴(VAN)·가맹점 등의 전략적 역할 구분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 업계는 비접촉식 결제 서비스에 최적화된 프로세스 표준과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 수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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