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 상용화에는 이동통신사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에서도 ‘할 말 많고 자격있는’장인들은 많다.
삼성전자는 단연 이기태 현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꼽는다. 이 사장을 도와 CDMA 신화를 이끈 사람들로는 무선사업부 조병덕 부사장(개발실장), 최도환 전무(상품기획팀장), 윤지홍 전무(디자인팀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무선사업부에서 22년째 일하고 있는 조 부사장은 99년 MP3폰, 2000년 카메라폰을 개발했다. 최 전무는 국내 최경량 PCS, 세계 최초의 워치폰(시계 모양의 휴대전화) 등을 개발하면서 2001년 상무보에서 매년 한 단계씩 승진하는 기록을 세웠다. 윤 전무가 이끄는 디자인실은 1000만 대 이상씩 팔린 `이건희폰`과 `벤츠폰` `블루블랙폰`의 산파역을 맡았다.
LG전자 인물로는 정장호 전 LG정보통신 사장과 박봉빈 현 LG노텔 연구위원을 꼽는다. 특히 박 연구위원은 81년 입사후 LG전자의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실장과 이동통신연구소장을 거쳤다. 박 위원은 94년 11월 세계 최초로 4개의 채널을 수용하는 최대 용량의 채널 카드 개발을 성공시켰다. 또 통화 호 설정 문제를 해결했고 95년 6월엔 기자 시연회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와함께 제조사에서는 LG출신의 이정률 현 팬택계열 부사장과 장병준 전 현대전자 전무도 빼놓을 수 없는 숨은 일꾼이었다.
한편 퀄컴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당시 한국 CDMA 시스템 개발의 산실이었다.
ETRI는 처음부터 CDMA 방식 을 도입하고 공동개발을 시도했다. CDMA 상용화에 성공하면 기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ETRI 출신으로는 CDMA 이론의 대가로 꼽히는 이혁재 박사를 비롯 양기곤 현 벨웨이브 사장, 이헌 텔에이스 사장, 한기철 박사 등이 손꼽힌다.
당시 ETRI 연구실장이던 양기곤 벨웨이브 사장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등 3개 제조사 직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이 한 회사 직원처럼 동고동락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CDMA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또 다른 주역은 “연구원들이 병이 들어 눕거나 수술한 환자도 많았다”며 “CDMA 신화는 그렇게 수많은 이름없는 이의 눈물과 땀으로 쓰여졌다”고 당시를 소개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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