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세상] 단양솔텍 전주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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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지금 환경전쟁중이다.

유럽·일본 등 선진국 정부는 환경보호를 위해 납이나 카드뮴 같은 유해 중금속을 제조공정에서 없애 버리려 하고 있다. 이런 환경정책으로 전자산업계는 또 한번 전쟁을 치러야 한다.

제조공정의 가장 유용한 소재 중 하나인 납을 쓰지 않으면서도 납을 사용할 때와 같은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전쟁이다. 더 비싼 무연소재를 사용하면서도 가격은 끊임없이 낮춰야 한다. 무연 소재를 안정적으로 라인에 적용하는 노하우는 아직 충분하지 않아 기업은 현장에서, 연구소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전주선 단양솔텍 사장은 세계를 무대로 벌어지는 환경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의 전쟁터는 세계 곳곳의 제조라인, 무기는 무연 솔더다. 솔더는 부품 표면실장에 쓰는 크림 형태의 풀. 간편하게 부품실장을 할 수 있어 현재 PCB의 80% 이상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올해부터 납이 함유된 제품의 역내 유입을 금지함에 따라 무연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이나 일본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이 환경규제의 주요 대상이지만 이들 지역에 들어가는 전자제품은 세계 곳곳에서 생산된다. 그래서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 세계의 주요 생산기지는 모두 전 사장의 활동무대다. 그는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낸다.

전 사장은 “중국·인도 산업의 폭발력은 대단한 수준이고 소재시장도 무한하다”고 말한다. 단양솔텍은 이 시장에서 미국·일본의 굴지의 업체와 경쟁한다. 처음에는 한국의 작은 업체에 관심 갖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는 “3∼4년 꾸준히 영업활동을 하며 기술이나 마케팅면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세계에 다가서려는 그의 노력은 다양하다. 이미 12개 국가에 현지사무소가 있고 올해 중국공장 건립을 추진한다. 단양솔텍의 솔더크림 제품에는 브랜드와 마스코트도 있다. 암호 같은 일련번호와 모델명만 카탈로그에 가득한 소재 시장에서 그는 ‘페이스트 캣’(Paste Cat)이라는 팬시 상품 같은 트레이드마크로 해외 바이어에게 다가선다. 전 사장은 “부품소재가 딱딱한 시장이라 그런지 귀여운 마스코트가 더 호응을 얻는다”고 말했다.

해외 학회·세미나 등에서 강연·논문 발표도 적극적이다. 무연공정에 관한 노하우도 전수하고 최신 기술도 소개한다. 회사 인지도를 높이는 직접적인 효과도 있지만 무연공정의 이해를 넓혀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효과가 더 크다. 전 사장은 “환경규제는 납뿐만 아니라 카드뮴 등 6대 중금속, 휘발성유기화합물(VOC)·폐가전 수거·대기전력 등이 종합된 문제”라며 “단순히 무연화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큰 시야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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