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중소벤처기업과 상생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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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개발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기술 집약형 중소기업을 우리는 벤처라고 부른다.

 과거 7, 8년 전만 해도 활화산처럼 솟구쳐 오르던 코스닥 열풍에 힘입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2001년 7월 처음으로 1만개를 넘어섰던 벤처기업이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시장급랭으로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한때 7000여개로 감소했던 적이 있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경기 회복세와 주식시장 활황, 정부의 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정책 등에 따라 다시 벤처 창업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성공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추세는 2004년 말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이 발표되면서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으며, 그 결과 최근에 발표되는 벤처기업의 실적은 크게 향상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에 맞물려 다시 불붙고 있는 제2 벤처 붐은 올 해 9000억원 이상 신규 투자를 예상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이나 최근 ‘중소기업 종합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에 의해서도 한층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중소기업, 특히 벤처기업의 성공률은 매우 낮다. 대표적인 기술 선진국인 미국도 벤처기업 성공률이 평균 10% 미만이라고 한다. 검증되지 않은 시장성과 자본 부족 등의 다양한 이유로 성공보다는 실패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 더욱이 과거 벤처기업에 대한 맹목적인 투자 및 환상은 이젠 시장에서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벤처기업이 창업 이후 성공을 거두기까지 무수한 어려움을 겪을 테지만 우리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벤처기업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우선 개인이나 대학, 연구소 등에서 개발되는 기술을 기업화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벤처기업 창업이다.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에 가보면 많은 젊은이가 밝은 미래를 꿈꾸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또 우리나라도 이미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 활성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다만 고용의 질이 낮은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눈앞의 이익보다는 미래 성장을 꿈꾸는 벤처기업 특성상 벤처기업에 종사하는 젊은층이 당연히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소벤처기업 정책 수립과 집행 업무를 총괄하던 중소기업청장에서 민간기업, 특히 IT 관련 기업 CEO로 변신한 나로서는 중소벤처기업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낄 때가 많이 있었다.

 대기업과의 관계에서는 IT 관련 프로젝트를 놓고 대기업 SI업체와 경쟁해서 탈락하는 서글픈 사정도 겪어보았고 우리 회사 및 협력회사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중소 협력업체와의 관계에서는 모기업의 처지에 서보기도 했다.

 한편 우리 회사의 중소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는 한 가족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전문협력사 모임을 구성하고 공식·비공식 만남을 종종 갖고 있다. 계약도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성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운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 완화를 위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벤처기업을 요즘 같이 화창한 봄날에 움돋는 새싹이라고 생각하고 이미 성장한 대기업들의 자라나는 새싹이 무럭무럭 커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기업의 경쟁력 자체가 부품과 기술을 제공하는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에 따라 크게 좌우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은 오히려 대기업이 적극 나서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정부는 이러한 대·중소 벤처기업 간 상생협력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유창무 KTNET 사장 cmryu@kt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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