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진흥원 `리눅스 월드`에 혈세 낭비

정부기관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원장 고현진)이 해외 민간기업의 전시사업 지원을 위해 수천만원의 국민 혈세를 쏟아붓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관계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미국 IT미디어업체인 IDG가 오는 6월 5∼7일 개최하는 ‘리눅스월드’ 행사에 참여하는 국내 리눅스업체 16개사에 대해 20개 부스 비용 4000만원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리눅스월드는 IDG의 주요 수익사업으로,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전시행사다. 결과적으로 정부 산하기관이 외국계 업체의 돈벌이를 지원하고 나선 꼴이 됐다.

 진흥원의 지원을 받기로 한 모 업체 사장은 “행사 비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업체들에 대해 진흥원이 나서서 자릿값을 부담한다고 해서 리눅스 관련 16개 업체가 참여키로 했다”며 “업체들은 부스에 설치할 콘텐츠를 제공키로 했다”고 말했다.

 SW업계는 이에 대해 진흥원이 열악한 국내 리눅스업체의 현실을 외면한 채 해외 민간업체의 전시사업에 동승, 표면적 실적 쌓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리눅스업체 관계자는 “SW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마련된 재원을 외국업체 전시사업에 허비하는 것”이라며 “불과 몇 개 남지 않은 토종 리눅스업체가 연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국적 SW업체 잔치에 진흥원이 공공기관으로 들러리를 서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진흥원은 이에 대해 “국내 리눅스업체들의 수출 창구 마련을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국내업체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또 다른 리눅스업체 사장은 “거대 다국적 업체가 벌이는 잔치에 국내 영세 솔루션업체가 끼여 부스를 설치하고 수출 창구를 마련한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라며 평가절하했다.

 특히 진흥원이 부스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리눅스협의회 회원사들만 지원한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리눅스협의회에 가입하지 않은 한 업체 사장은 “진흥원이 공공기관인데도 불구하고 형펑성을 잃고 특정 단체를 돈으로 밀고 있다”며 “진흥원은 해외업체의 전시사업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당장 국내 리눅스업체가 처한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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