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지원 자금 갈수록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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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자금줄 축소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기획처 주최로 열렸던 ‘정책자금, 중소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가’ 토론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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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자금줄이 불안하다.

 정부가 잇달아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 달리 기존 중소기업 지원 자금에 대해서는 축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칫 중소기업 자금 대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중소·벤처기업이 구할 수 있는 주요 자금원은 △중소기업진흥공단(중소기업정책자금 올해 3조670억원) △신용보증기관(신용보증기금 29조원, 기술보증기금 10조원) △벤처캐피털 △은행 포함 금융기관 등.

 이 중 신용보증기관 자금은 축소될 것이 명확해진 상황이다. 재정경제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증 축소 권고를 받아들여 정부 보증 규모를 2010년까지 10조원가량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미 신보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1조원을 줄여 나가기로 했으며, 기보도 올해는 동결했지만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내년부터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중진공의 중소기업 정책 자금. 올해 구조 개선·수출 금융·개발기술 사업화·협동화·중소벤처창업·산업기반·소상공인 지원 등에 총 3조670억원이 편성돼 있다. 기획예산처는 이 자금에 대해 이달 말께 열리는 대통령 주재 국무위원 재원배분토론회에 상정할 예정이며,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용걸 기획처 산업재정기획단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공공기관(중진공)에서 계속 대출을 확대하면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우려가 크다”며 “전문 금융기관이 아닌 중진공에서 금융기관 업무를 계속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 및 관련 기관에 따르면 기획처는 이 자금에 대해 당장 폐지하기보다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임종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정책조사본부장은 “금융기관이 중소기업 지원에 나선다고 하지만 담보 요구 관행이 남아 있으며 무엇보다 수익성 위주여서 필요한 기업에 자금이 가지 않고 있다”며 중소기업 정책 자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벤처기업 자금난 해소에 일익을 담당중인 벤처캐피털 자금도 재경부의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추진과 함께 흔들리고 있다. 이 법은 자본시장 관련 주요 금융업법을 통합하는 것이 골자로 벤처캐피털을 규정한 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특별법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재경부의 의지대로 법이 제정될 경우 벤처캐피털(창투사)을 포함, 증권사·자산운영사 등도 벤처캐피털처럼 벤처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이 벤처캐피털 역할을 맡는다 해도 얼마나 벤처 투자에 나설지와 이들의 진출이 오히려 현재 벤처캐피털의 설 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재경부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현재 벤처캐피털 나름의 역할이 있는만큼 틀을 깨는 것만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전대열 벤처협회 부회장은 “재경부·기획처 등이 너무 공급자 처지에서 정책을 펴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실을 감안해 정책을 펼쳐야 하며 특히 지금은 시기적으로도 매우 적절치 않다”고 일련의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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