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게임업계 "성능보다 재미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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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MS의 X박스360(왼쪽)과 SCE가 오는 11월 출시하는 PS3(오른쪽 위), 닌텐도의 닌텐도-DS(오른쪽 아래).

일본 게임시장이 게임 본연의 재미를 살리자는 트렌드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게임업계가 영화 수준의 동영상 표시 등 고성능화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닌텐도-DS’같은 오로지 쉽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승부하자는 바람을 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W개발비용 등의 부담과 개발비 회수 리스크 등에 직면한 일본 게임업계가 발상을 전환하면서 게임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 시작했다.

◇<>위기의 차세대 게임기=MS는 ‘게임왕국’ 일 공략을 최대 과제로 삼고 지난 해 12월 X박스360을 출시했지만 지금까지 판매대수가 약 12만3000대에 불과하다. 닌텐도가 지난 달 2일 내놓은 닌텐도-DS의 판매가 약 38만4000대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참패’라는 표현이 맞다. 이는 결국 SCE의 야심작 PS3 출시 연기로도 이어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MS는 지난 주말 X박스360의 게임 SW를 올 연말까지 현재의 약 3배인 80개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문제는 SW개발 비용=X박스360이나 올 11월 출시되는 PS3 등 차세대 고성능 게임기의 최대 고민은 게임 소프트웨어(SW) 개발비가 엄청나게 들어간다. 차세대 기종은 정보량이 많은 고화질 영상을 손쉽게 재생하는 기능을 갖춰 흡사 수년 전 ‘수퍼컴퓨터’ 수준의 성능을 보유하지만 이를 지원할 게임 SW를 개발을 위해서는 웬만한 대작영화 수준인 개당 수십억엔 규모의 개발비가 소요된다.

또 거액을 들여 개발을 하더라도 과연 판매를 통해 개발비를 회수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 X박스360의 경우가 단적의 예다. 현재 이러한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게임SW를 개발하겠다는 업체가 없다.

◇닌텐도에서 배워라=최근의 닌텐도는 이전 ‘수퍼마리오’로 구가하던 전성기를 다시 맞고 있다. 지난 해 게임시장의 하드웨어(HW) 판매를 살펴보면 닌텐도-DS가 400만대로 SCE의 PS2나 PSP(포터블)보다 약 2배 이상 팔려나갔다. 더욱이 추가 기종인 ‘닌텐도-DS Lite’는 출시되는 대로 매진이 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히트의 원동력은 간단한 계산을 반복하며 ‘뇌 연령’을 표시하는 ‘뇌를 훈련하는 성인 DS트레이닝’ 등 재미있는 SW에 있다. 특히 복잡한 조작이 필요 없어 게임에 별로 흥미를 못 느껴왔던 여성층이나 중장년층이 너도 나도 구입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전반까지 세계 게임시장을 주도하다 SCE, MS 등의 고성능 게임기에 역전당한 닌텐도가 최근 게임 본연의 ‘순수한 재미’를 강조한 소위 ‘원점회복전략’으로 부흥기를 선언하고 있다.

게임 전문지인 엔터브레인 하마무라 고이치 사장은 “닌텐도-DS는 SW 등 아이디어가 고성능 만을 강조한 게임기를 누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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