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HP 주도의 ‘아이테니엄’ 진영이 국내 하이엔드 서버 시장에서 선과 IBM의 ‘리스크’ 진영을 따라잡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04년 전체 시장점유율이 불과 5%대에 그친 아이테니엄 기반 제품은 1년 만인 지난해 15%까지 성장하면서 리스크 서버군을 맹추격하고 있다. 아직은 전체 점유율면에서 ‘마이너’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의 성장세를 볼 때 조만간 국내 서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이테니엄 빠른 성장세=한국IDC가 집계한 ‘2005년 서버 시장’ 조사에 따르면 아이테니엄 서버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177%나 늘었다. 반면 리스크 칩 기반 서버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아이테니엄 칩 기반 서버 판매금액은 대표 리스크 칩인 ‘스파크(한국썬)’와 ‘파워(한국IBM)’ 기반 서버 판매 대비 각각 83%와 50% 수준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1분기 아이테니엄 판매금액이 스파크와 파워 기반 서버 판매금액의 12∼13%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한국IDC는 “서버 시장에서 아이테니엄2 기반 서버가 확실한 성장궤도에 올라섰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에 한국HP와 인텔코리아를 중심으로 한 아이테니엄 서버 진영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준비중이다.
◇HP·인텔, 승기 잡았다=아이테니엄2 판매량 증가는 한국HP가 지난해 유닉스 서버 시장점유율의 40%을 넘어서며 전체 시장에서 수위자리를 고수한데다 한국후지쯔·한국유니시스·한국실리콘그래픽스 등의 아이테니엄 기반 서버 매출이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HP는 최대 IT수요처인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확보하는 등 아이테니엄 서버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 한국HP는 삼성생명 다운사이징 프로젝트에서 삼성전자·삼성증권 등에 아이테니엄 서버를 공급했으며, 지난해 최대 금융 통합 프로젝트인 신한지주금융에도 아이테니엄 서버를 공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아이테니엄 진영에서는 “2006년부터 아이테니엄 서버가 본격 성장세에 돌입하는 반면, 리스크 서버는 조금씩 감소해 2010년이면 아이테니엄 칩 서버 매출이 리스크를 역전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차세대 칩 ‘몬테시토’가 관건=아이테니엄 진영은 연초부터 ‘아이테니엄 대세론’ 확산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한국HP와 인텔코리아는 글로벌 차원에서 오라클과 연대를 강조하고 오라클이 HP 아이테니엄 서버에서 제품 인증에 나서기로 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반면 한국IBM과 한국썬 등 리스크 서버 업체는 아이테니엄의 차세대 칩 ‘몬테시토’ 출시가 당초 올 1분기에서 2분기로 연기됐다는 점을 들어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한국IBM 측은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아이테니엄 성장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기술 로드맵과 안정성면에서 아이테니엄이 아직도 시장을 주도하는 리스크 진영을 따라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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