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그룹의 통신시장 독과점에 대해 가장 강력히 항의해 온 소프트뱅크가 보다폰 일본법인(보다폰재팬) 인수를 계기로 ‘전파 독과점’ 논란에 휘말리는 처지에 놓였다. 한마디로 이제는 집안단속부터 해놓고 남의집 참견을 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미 약 15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보다폰재팬 인수가 사실상 확정적인데 따라 지난 해 11월 이동전화사업을 위해 취득한 1.7㎓ 대역 전파와 보다폰재팬이 지닌 기존 전파 대역 등을 모두 보유하는 기업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이엑세스 등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소프트뱅크의 신규 면허 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주무 부처인 총무성에 제출할 계획이며 이에 가세해 NTT도코모·KDDI 등 선발업체들도 소프트뱅크의 전파 독점에 따른 폐해에 대해 심층 분석에 들어갔다.
현재로서 신·구 전파 대역을 모두 확보한 사업자가 없고 1.7㎓ 대역 신규 할당 당시 도코모, KDDI 등이 ‘신규 사업자 우선’이란 이유로 탈락한 상황이어서 소프트뱅크의 전파 독과점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 무엇을 노리나=보다폰재팬 인수가 확정적인 소프트뱅크는 보다폰재팬의 할당 전파대역도 자연스레 승계받는다. 또 이엑세스·아이피모바일 등과 함께 지난 연말 따낸 신규 전파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
문제는 신규 취득한 전파를 내놓을 것인가, 보다폰재팬의 기존 전파를 내놓을 것인가, 아니면 둘 다 보유하느냐인데 소프트뱅크로서는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두 전파를 다 확보하면 신규 전파 대역에 대한 설비투자를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다. 신규 전파를 포기할 경우에도 배정될 당시 정부에 약속한 기지국 정비 등의 투자를 거의 안해도 된다.
소프트뱅크 측은 “아직까지 인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뭐라 언급하기 곤란하다”면서도 “기술의 진전으로 어느 전파가 많이 사용될 지를 알 수 없어 당분간 전파 반환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부 입장=총무성은 전파 독과점이 초유의 상황이어서 가장 난처한 입장이다. 법적으로 두 개의 전파 대역을 보유하는 것이 위법은 아니므로 제재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6일 회견에서는 “소프트뱅크에게 부여된 전파대역은 신규 사업자인 것이 대전제였다”며 “보다폰재팬 인수 후에는 소프트뱅크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반환 청구 등에 나설 의사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업계 반응=경쟁업체들의 반발은 이미 시작됐다. 이엑세스는 6일 총무성을 정식으로 방문해 소프트뱅크에 대한 대응 방침을 문의했다. 회사 측은 “양쪽의 전파 대역을 다 사용하겠다는 소위 ‘좋은 것은 다한다’식의 발상은 곤란하다”고 적극 대응을 내비쳤다. NTT그룹도 “그토록 독과점을 지적해 왔던 소프트뱅크가 정작 통신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전파 대역 독과점 업체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둘 중 하나는 당연히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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