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환 구조를 갖춰라.’
“애플의 저가공세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많이 배웠습니다. MP3플레이어 사업을 하면서 애플·삼성·소니등 세계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했고, 선방했다는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입니다. 코원 내부에서 이제 내성이 길러졌다고 할까요. 어느 시장에서 어떤 대기업과 붙더라도 겁이 안 납니다.”
지난해 MP3플레이어업계는 ‘애플 태풍’이 몰아쳤다. 여기에 ‘낸드플래시 쓰나미’가 업계를 강타, 그야말로 MP3플레이어 암흑기를 지나왔다. MP3플레이어가 국내 정보가전업계 수출 주력 품목으로 부상한 이후 처음 겪은 이른바 구조조정이었다. 박남규 코원시스템 사장의 회상에는 아쉬움과 올해에 대한 도전의식이 반반씩 섞여 있다.
“애플이 두려웠던 이유는 제품 디자인이나 품질 경쟁력이 아닙니다. 단 하나뿐입니다. 가격의 마지노선을 건드린다는 점이죠. 애플이 싸게 치면 모든 업체에 피해를 줍니다. 바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국내 업계 수위 자리를 다투는 코원에도 아직 두려운 대상이다. 박 사장이 바라본 애플은 대량으로 낸드플래시를 구매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저가로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MP3플레이어 생산업체다. 애플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투자와 공급 구조를 ‘선순환 구조’라고 지칭한다. “선순환 구조는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규모에 이르렀음을 뜻합니다. 물량 규모가 커지면서 저가로 부품을 확보하고, 여기서 수익을 남겨 다시 투자를 하는 방식입니다. 선순환 구조는 모든 기업이 꿈꾸는 세상입니다.”
박 사장은 코원이 현재 악순환 구조에서 선순환 구조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고 진단한다. 회사 구성원의 목표의식과 긴장감이 유지된다면 새로운 도약으로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한 컨버전스 시장에서 하나의 사업에 올인 하면 안 됩니다. 코원 역시 지금은 디지털 디바이스가 90%지만 향후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한 수익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벤처기업이 대기업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길은 빠르고 정확한 판단과 최선을 다하는 열정뿐입니다.”
그는 요즘 코원의 내부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시도한 체질 개선을 마무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는 그것을 ‘맷집’이라고 한다. 새로운 사업을 하는 데 충격을 줄이고, 또 경쟁환경에서도 자기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체질로의 변화다. PMP, DMB, 내비게이터 등으로 ‘선순환 구조’를 노릴 만큼 그의 ‘맷집’이 늘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사진=윤성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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