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전화 1조 미만 시장으로 추락…통신사업자들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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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추락하는 시외전화 사업 매출에 통신사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외전화 통화량 및 매출 감소는 이동통신 활성화와 맞물려 이미 몇 해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지만 최근 들어 인터넷전화(VoIP)의 부상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착신번호’가 허용되는 VoIP 서비스가 올해 본격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신사들은 시외전화 시장이 더욱 더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KT는 지난 2003년 9000억원이던 매출이 2004년 8000억원대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7000억원대로 감소하는 등 매년 1000억원씩 줄고 있다. 통화량 감소는 더욱 심하다. 2004년도에는 전년도 대비 11.2% 사용량이 줄었으며, 작년에는 10.6% 줄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제2 유선사업자로서 시외전화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던 데이콤은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1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의 파워콤 이관이나 기업 시장 대상의 타깃 영업을 집중적으로 벌이는 등 몇 가지 외적 요인이 있었다지만, 지능망 서비스 등 부가 서비스 매출이 1200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할 때 시외전화 사업의 쇠퇴는 심각하다.

 후발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 2004년 572억원의 매출을 올린 온세통신은 지난해 544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매출 목표를 600억원대 이상으로 세웠지만, 이는 부가 서비스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을 고려한 수치다. 2004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로텔레콤은 실질적인 사업 첫해인 작년 40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사업자들의 매출 합산을 기준으로 할 때 시외전화 시장은 작년을 기점으로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사업자들의 더 큰 고민은 이렇다 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후발 사업자들은 시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KT 고객을 대상으로 겸업중인 VoIP를 대체 상품으로 내세워 윈백(win back)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정도다.

 데이콤은 시외전화 매출을 끌어올리기보다는 기업 고객 대상으로 VoIP 영업을 강화해 사업 구조를 바꿔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나로텔레콤은 KT보다 30∼50% 싼 상품(하나폰3050)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KT다. KT는 요금에 민감한 가입자를 대상으로 VoIP 서비스 영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소극적 수성’ 정도다. VoIP 서비스가 음성 통신과 달리 긴급 통신이 되지 않거나, 정전 사태 발생 시 불통될 가능성, 특히 일반 가정에서는 VoIP 장비 구매 비용이 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KT로서는 VoIP 사업 강화가 ‘제 발등 찍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