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애 원인 `진실게임`

‘라우터 결함인가, 통신사업자의 실수인가.’

사건의 발단은 지난 주말 모 기간통신사업자가 서울 여의도 모증권사에 공급하는 전용망 회선 63개 중 28개가 오전 6시 30분께부터 1시간 가량 장애를 일으킨 것. 다행히 1시간 만에 장애를 복구했지만, 자칫 증권시장 개장 중에 사고가 발생했으면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이다.

그러나 장애 원인을 놓고 통신사업자와 세계 굴지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가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진실 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원인이 장비 결함으로 밝혀질 경우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는 사고라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당 통신사업자는 라우터의 하드웨어적 결함을 1차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사업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라우터를 재부팅할 경우 통신망이 원상복구되지만, 세번의 재부팅에도 불구하고 복구되지 않았다”며 “하드웨어 결함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비공급사 측은 “이미 5년 전에 공급, 잘 사용하던 장비”라며 “환경적이거나 소프트웨어 추가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렸다.

한 통신전문가는 이번 사고 요인이 3단계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선 습도가 높아지면서 스파크가 발생했지만 접지 불량으로 라우터가 다운되고, 이 과정에서 운영 하드웨어나 라우팅 테이블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즉, 장비업체와 통신사업자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중화된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며 “원인을 확실히 규명,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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