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도 에스파다’와 ‘썬’의 오픈 베타 테스트가 임박함에 따라 이 두 작품은 초미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게임들은 스타 개발자들이 몇 년동안 수십억원을 들여 제작 중인 대작 중의 대작. 앞으로 MMORPG와 온라인게임 시장을 좌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더게임스는 직접 테스터로 참가해 게임의 구석구석을 면밀히 살펴봤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썬’에 비해 여러 면에서 다소 우위를 나타내고 있지만 ‘잘 만든 작품이 반드시 인기 게임은 아니다’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MMORPG에서 시각적인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유저가 받은 첫인상은 그래픽으로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썬’은 모두 독특한 그래픽을 완성했다. 유저 취향에 따라 호 불호가 분류될 것이 확실하며 어느 한 작품도 떨어지는 것 없이 완성도가 높다.
▲그라다도 에스파다 : 섬세하고 부드러운 색감
이 게임은 처음 발표될 당시부터 가장 최신 기종의 컴퓨터 사양에 맞춘 그래픽을 지향했다. 일단 섬세하다. 게임 플레이가 펼쳐지는 배경을 스크린샷으로 잡으면 곧바로 한장의 배경화면이 된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늘하늘 흔들리는 나뭇잎과 나무들은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부드러운 파스텔의 색감을 가미해 화사한 분위기를 더욱 높였다. 유저들이 높은 산에 올라 넋을 잃고 풍경을 구경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 썬 : 뚜렷하고 현란한 광택
한 마디로 말하면 눈부신 현란함이 특징이다. 세밀하고 섬세한 그래픽보다 선이 굵고 번쩍거리는 효과로 시각적 매력을 이끌어냈다. 단순히 그래픽만 따지면 유저들이 선호할 작품은 ‘썬’이다. 이는 ‘뮤’의 전통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모든 게임은 쉽게 배우고 플레이에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발자 혼자 만족하고 극소수에게만 인정받는 오타쿠 작품으로 전락한다. 그런 면에서 유저 접근성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외면하는 개발자는 결국 창작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것이다.
▲ 그라나도 에스파다 : MCC시스템 적응이 관건
초기에 이 게임은 ‘마니아’ 성격이 강하고 대중적 인기는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진행된 테스트를 통해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변했고 유저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의 핵심은, 신선하지만 적응하기 어려운 MCC 시스템이 대중들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가에 있다.
▲ 썬 : 최고의 강점
‘썬’은 유저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면에서 최고다. 게임이 단순하고 쉬워 서비스 초반부터 유저들이 구름처럼 몰리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기존의 MMORPG를 한번이라도 해본 유저라면 아무런 부담없이 적응할 수 있으며 캐주얼 유저라도 빠른 시간 내에 ‘썬’에 빠져들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가 너무 빨리 이뤄져 향후 업데이트가 따라가지 못한다면 오히려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MMORPG에서 타격감은 유저에게 오랜 시간동안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감초 역할을 한다. 캐릭터가 몬스터를 사냥하는데 있어 타격감이 밋밋하면 재미가 없다. 만약 대전격투게임에서 상대방을 치는 맛이 떨어지면 아무런 매력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몬스터와의 전투가 대부분인 MMORPG에서 타격감은 무척 중요한 것이다.
▲ 그라나도 에스파다 : MCC 구성에 따라 달라
이 게임은 1인 모드로 플레이할 때와 MCC 3인 모드로 플레이할 때가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1인 모드는 나름대로 잘 짜여진 타격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MCC 3인 구성 플레이는 타격감이 오히려 반감된다. MCC 구성에 따라 타격감이 달라지는 것은 개발자가 곰곰히 생각하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이와 별도로 각종 보스 배틀에서는 주위의 지면과 배경이 흔들리는 등 훌륭한 타격감을 구현하고 있다.
▲ 썬 : 일부 캐릭터 보강해야
밀리 클래스(버서커, 드래곤나이트)가 보여주는 호쾌함과 달리 아처 계열(발키리)과 캐스터 계열(엘리멘탈리스트)의 타격감은 매우 빈약하다. 버서커의 힘있고 굵직한 모션에 따른 타격감과 드래곤나이트의 빠른 연타성 모션은 훌륭한 타격감을 제공하는데 비해, 발키리는 빠르게 올라가는 데미지 숫자 외에 이렇다 할 느낌을 가지기 힘들다. 결국 ‘썬’은 스타일리시 액션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 장르의 효시인 ‘데빌 메이 크라이’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또 크리티컬 데미지가 발생하면 더욱 타격감이 상승해야 하는데 그것도 부족하다.MMORPG가 장기간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풍부한 콘텐츠가 필수다. ‘울티마 온라인’이나 ‘리니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콘텐츠는 최고 수준이다. 유저가 게임 내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해야만 한다. 캐주얼 게임과 MMORPG를 구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 그라나도 에스파다 : 만족할 만한 수준
이 게임은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해 놓고 있어 유저들이 만족할 수준이다. 영입 NPC시스템을 필두로 하여 다양한 캐릭터를 구성할 수 있으며 MCC시스템과 맞물려 유저만의 독특한 조합을 만드는 재미가 크다. 여기에 필드와 던전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각종 미션을 통해 단순 사냥을 탈피하고 있다. 특히 보스배틀미션과 오펜스, 디펜스, 팀매치의 미션 모드는 매우 독창적인 콘텐츠다.
▲ 썬 : 심각한 부족 현상
미션룸의 한계가 빠르게 다가올 듯 하며 콘텐츠 보강이 제일 시급한 문제로 보인다. ‘썬’은 콘텐츠를 풍부하게 만들기 보다는 배틀존 시스템으로 PVP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미션룸이나 헌팅룸 등 유저가 방을 만들고 해당 맵을 계속 반복해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 외에 딱히 내세울 사항이 없다. 미션룸을 위해 별도의 콘텐츠를 지원하고 있으나 게임의 특성상 이 한계는 빠르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모든 창작물에는 작품성과 개성이 녹아 들어있다. 이미 존재하는 것과 별 차이없는 게임은 유저들도 외면하기 쉽다. 훌륭한 게임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니지류에 지겨운 유저들은 새로운 것을 찾기 마련이다. 또 작품성과 개성은 개발자의 철학과 앞으로 해당 개발사의 비전까지 엿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
▲ 그라나도 에스파다 : 뛰어난 완성도에 개성 만점
이 작품은 배럭모드, MCC 시스템, 영입NPC시스템, 스탠스 시스템, 미션 모드 시스템 등 기존 패키지 게임에서도 드물게 찾을 수 있는 요소가 대폭 적용돼 있다. 자신만의 가문을 만들고 3인까지 컨트롤이 가능하며 NPC를 파티 일원으로 참가시킨다는 의도는 매우 참신하다. 또 무기에따라 스탠스가 변경되고 스킬까지 변화되는 것은 독특한 요소다.
▲ 썬 : 배틀존 시스템
배틀존 시스템은 ‘썬’의 백미다. 존 형태로 게임을 진행하고 유저가 원하는 모드를 처음부터 정한다는 컨셉트는 매우 신선하다. 그러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구현한 배틀그라운드 시스템과 유사한 면이 있어 먼저 나왔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또 배틀존의 지원해야할 콘텐츠가 다소 부족해 전체적으로 개성적인 요소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온라인게임에서 커뮤니티 형성은 시간이 갈수록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예전에는 강제성이 없었으나 최근에는 강제적으로 유저들이 커뮤니티에 가입하도록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작품들이 길드, 클랜, 혈맹 등 커뮤니티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유저 사이에 중요한 인간 관계를 형성하고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 그라나도 에스파다 : 가문·당 시스템
새로운 개념의 가문과 당 시스템을 추구해 유저들은 개별적으로 자신의 명예를 높이고 동시에 소속된 당에 연대감을 가지도록 만든다. MMORPG의 커뮤니티가 발전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당은 기존의 길드 개념이지만 가문은 유저가 스스로 가문을 형성하도록 만들어 자부심을 갖도록 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 썬 : 빈약한 연대관계
배틀존이 최대의 특징이지만 커뮤니티 형성에 그다지 도움이 되질 않는다. 소수의 유저들은 배틀존의 룸에서 밀도있는 플레이를 함께 펼치기에 전반적으로는 문제가 많다. 직접 경험한 바에 의하면 대략 50여 개가 넘는 방을 전전해 가며 플레이해 봤지만 유저 간의 대화는 딱 두번 밖에 듣지 못했다. 이러한 모습은 배틀존이 가지는 양날의 검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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