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광디스크 표면에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네임펜이나 유성펜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아니면 라벨지를 별도로 구입해 잉크젯으로 인쇄한 뒤 붙이는 방식을 이용했다. 기업용으로 혹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은 아예 전용 프린터기를 구입해 사용하곤 했다.
이상의 방식들은 각기 장단점이 있어 그간 CD 혹은 DVD 레이블링에 대한 최선의 방법이란 없었다. 그러나 2005년부터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한 ‘라이트스크라이브(LightScribe)’ 기술은 광디스크 레이블링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계기로 작용했다.휴렛팩커드에 의해 개발된 라이트스크라이브는 CD나 DVD를 구울 때 드라이브 자체에서 미디어 표면에 레이저를 이용, 그림을 새겨 넣는 기술이다.
CD나 DVD에 데이터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특정 파장을 갖는 레이저를 이용하여 미디어 표면에 입혀진 염료에 변화를 일으켜 기록 단계가 이루어지는데 이를 역이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교한 레이저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실크스크린 수준의 라벨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시중에서 일반 DVD 레코더들은 5~6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라이트스크라이브를 지원하는 DVD 레코더도 8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머니가 넉넉치 않은 이들에게는 단돈 몇 만원이라도 라이트스크라이브를 위해 투자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일반 공미디어보다 높은 가격도 여전히 걸림돌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은 꾸준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라이트스크라이브를 이용한 레이블링 작업은 기존 제품과는 달리 잉크와 같은 별도의 염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지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라이트스크라이브를 지원하는 전용 미디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라이트스크라이브 기술을 이용해 레이블링 하는 방법은 상당히 간단하다. 평상시 데이터를 굽는대로 일단 데이터를 기록한 다음에 미디어를 드라이브에서 꺼내 뒤집어 다시 드라이브에 삽입하면 된다.
그리고 드라이브 구입시 함께 제공되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 원하는 이미지나 텍스트로 디자인한 후 인쇄 명령을 누르면 자동으로 인쇄가 진행된다. 모빌리티, 즉 이동성에 대한 장점도 빼 놓을 수 없다. 소형 노트북에 적용될 경우 별도의 프린팅 장비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인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이처럼 레이저를 이용해 정교한 인쇄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네임펜은 이제 더 이상 필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컬러 인쇄가 안된다는 단점이 있다. 디카로 찍은 사진을 넣고 싶은데 흑백 인쇄만 되니 참으로 아쉽다. 하지만 라이트스크라이브는 계속 발전하는 기술이기에 향후 컬러 인쇄가 가능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발표된 라이트스크라이브 미디어 1.2 버전은 컬러 백그라운드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다. 여전히 기록 방식은 흑백이지만 그래도 느낌에 따라 다른 컬러의 미디어를 선택할 수 있으니 사용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라이트스크라이브로 레이블링을 하다 보면 긴 기록 시간에 불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역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발표된 라이트스크라이브 미디어 1.2버전에는 인쇄 시간 단축에 대한 스펙도 규정돼 있어 인쇄 시간을 11분가량 단축시켰다.
약 30% 정도 속도가 향상된 것이다. 휴렛팩커드측은 현재 1차적인 목표로 속도 단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베스트 모드에서의 10분대의 벽도 깨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라이트스크라이브는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광디스크 기술인 블루레이와 HD-DVD에도 어렵지 않게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기본적으로 기록 가능한 모든 광디스크 드라이브에 채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준문 피씨비 콘테츠팀장 jun@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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