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우주에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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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는 우주개발의 법적·제도적 근간이 되는 ‘우주개발진흥법’을 제정하고 우주개발의 청사진인 ‘국가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을 수정·보완함으로써 본격적인 우주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우주개발진흥법으로 5년마다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우주 분야의 중요정책과 부처 간 업무조정 등을 위해 국가우주위원회를 설치·운영토록 했다. 우리나라가 가입한 ‘외기권에 발사된 우주물체의 등록에 관한 협약’ 등 국제협약의 이행을 위해 우주물체의 등록 및 관리도 제도화했다.

 국가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을 위해서는 2010년까지 총 2조5000억원이 투자된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은 미국·러시아·유럽·중국·일본 등 우주선진국에 비해 40여년 뒤늦게 출발했다.

 우주개발의 투자 규모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탐사와 2018년 유인 달 탐사 등을 위해 지난해 165억달러를 우주개발에 투입했다. 러시아도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전년 대비 60% 증가한 2억2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유럽도 88억유로를 투자해 태양계 탐사를 지속하고 태양계 외부 행성과 우주의 생성과 생명체의 근원을 탐색하는 데 집중했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만 해도 우주개발의 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 선진우주국가들의 우주개발은 유인 우주프로그램 및 행성탐사와 같은 유인 우주과학과 심우주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단계다. 실로 우리의 기술수준과 비교해 볼 때 그 격차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진우주국가들의 개발모델과 시스템을 뒤쫓아 가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우주개발의 발전전략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심우주나 순수 과학적 목적보다는 실용적인 목적에 초점을 맞춰 국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경제·사회·문화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개발모델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국가안보와 경제적인 측면에서 우주개발은 이미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고 국가경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위성 독자개발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이고 위성을 통한 초고속통신 서비스, 세계 위성영상 시장 진출과 향후 위성발사 서비스 시장 진출, 위성개발 기술 수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오는 5월 발사 예정인 아리랑위성 2호는 성능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상용급 실용위성이다. 앞으로 아리랑위성 2호가 촬영한 위성영상은 세계 위성영상시장에 진출해 3년간 2700만달러어치를 판매할 예정이다.

 또 우주발사체 분야에서는 내년 발사를 목표로 국내 최초 소형위성발사체(KSLV-1) 개발과 국내 첫 위성 발사장인 우주센터의 건설 그리고 2007년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승해 우주임무를 수행할 우주인 배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10여년의 짧은 우주개발 역사에도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과정은 성공적이다. 이는 정부의 체계적인 정책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 과학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10년이 더 중요하다. 세계 각국의 우주개발이 더욱 치열해지고 우주산업 시장도 현재 약 500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약 4500억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우주개발이 미래 핵심산업으로 자리잡게 되고 우주가 첨단기술의 산실로 부상해 우주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급속하게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주개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와 핵심기술 확보에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만의 고유한 우주개발의 발전모델을 추진하고 우리만이 보유한 핵심우주기술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phy@ka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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