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이 오기를 기다렸다’
새해 들어 컴퓨팅 분야 벤처·중소업체들이 어느 때보다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개띠해인 만큼, 이곳 저곳 열실히 다니는 개의 부지런함을 본받아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벤처 특유의 신속성과 열정, 그리고 성실을 내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 한해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물론 해외 시장 개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이의 기본이 되는 순익 및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정부가 SW강국에 대한 의지를 표명, 어느 때보다 외부 환경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정보보호 업체들은 국내 시장 메이저 업체로 부상하기 위해 영업형태를 공격형으로 전진배치 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품질 제고 같은 노력에 집중한다.
PC주변기기 등 하드웨어 분야 컴퓨팅 업체들도 올해 새로운 사업 진출과 함께 몇 년간 지속돼온 수익성 하락 분위기 타계에 적극 나선다. 특히, 대만·중국 등 외산 업체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컴퓨팅 하드웨어 시장에서 국내 벤처 업체들은 여타 업체가 가지지 못한 독자 기술로 시장 개척에 나선다. 일부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수익성 악화를 매출액 확대로 커버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업체들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 총력=한글과컴퓨터·더존다스·핸디소프트·티맥스소프트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올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한 공격 경영에 나선다.
한글과컴퓨터는 올해 해외시장에서 씽크프리오피스의 두드러진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영업이 본격화된 씽크프리오피스는 일본 등 해외에서 매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괄목할 만한 매출 신장이 예상된다. 리눅스 사업 부문서도 대세에 접어든 서버 운용체계는 물론이고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활성화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더존다스는 올해 사업영역 확대와 주요 성장엔진의 중점육성, 인력개발 강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해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더존다스는 매출확대는 물론 전사자원관리(ERP) 구축 프로세스를 강화해 구축기간을 과거보다 2개월 정도 단축함으로써 수익성 개선도 꾀한다.
핸디소프트는 2년간의 적자 구조를 탈출, 국산 솔루션 간판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할 계획이다. 핸디소프트는 연초 조직 개편을 통해 영업 조직을 공격형으로 전환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올해는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보태 100% 이상 신장된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또 △프로프레임 등 신규주력 제품군에 대한 국내외 사업체계 완성 △우수 인적자원 확보·육성·유지 △고객기반 확대 등 3대 중점 전략과제도 설정했다.
◇정보보호업체들 글로벌 기업 도전=정보보호 기업들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 확대를 통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올해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안철수연구소는 글로벌 시장 확대와 인프라 강화 및 신규사업 확산, 업무 혁신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세웠다. 안연구소는 올해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의 신제품을 비롯해 2년 만에 안티바이러스 솔루션 V3의 메이저 업그레이드 제품도 내놓는다. 또 심비안 OS용 모바일 바이러스 백신을 비롯해 온라인 게임보안 등 해외를 겨냥한 솔루션 영업에 집중한다.
퓨쳐시스템은 올해를 글로벌 보안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정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가시적 성과를 보인 홈네트워크 분야에서 시장입지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퓨쳐시스템 역시 일본과 중국 중심으로 진행해 온 수출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는 성능과 기능을 검증받은 방화벽과 VPN중심의 네트워크 보안 분야를 바탕으로 IPS, 바이러스월, 스팸차단, 웹방화벽 등을 제공해왔다.
윈스테크넷은 올해 광대역통합망(BcN) 등 네트워크 환경 및 속도 변화에도 대량 초고속 통신데이터를 처리할 고성능 침입방지시스템(IPS) 개발로 시장흐름을 주도할 계획이다. 또 통신사업자(ISP)와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하이엔드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우선 올해 상반기 내 4기가비트급 IPS를 출시하고, 순차적으로 성능을 개선해 2007년까지 20기가비트급 고성능 보안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잉카인터넷은 PC보안 솔루션 분야 1위 기업으로 도약과 온라인 보안 솔루션 해외 진출에 역량을 집중한다. 잉카인터넷은 제 1금융 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제 2금융 및 공공기관에 키보드 보안과 PC보안 솔루션 영업을 강화했다. 또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와 공동으로 해외 온라인게임 보안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하드웨어 업체들 메이저로 도약=키보드·마우스·USB 등 전통적인 PC주변기기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전략은 틈새 시장 공략이다. 셀루온(대표 차래명)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프로젝션 키보드 ‘셀루온’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업체는 이달 초 막을 내린 ‘CES2006’에 참가, 해외 수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또 한국액센(대표 박수성)은 USB이동저장 장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 PC시장이 아닌 휴대폰 액세서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올해 PC주변기기 시장의 또 다른 화두는 그동안 PC에 종속돼 있던 주변기기들이 TV와의 만남, 멀티미디어 방송과의 조우 등 활발한 외연 확대에 있다. 이와 관련 올해는 와이브로, DMB, EVDO 등 새로운 무선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시작되는 만큼, 이를 지원하는 주변기기들의 다수 출시될 전망이다.
DMB시장의 경우 주변기기 업체들이 진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10여 개 업체들이 제품을 출시했고 PC에 연결해 사용하는 USB타입 이외 차량용, PMP용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 제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올해 무선 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점을 감안해 많은 국내 업체들이 이를 지원하는 PC주변기기를 준비 중이다.
와이브로의 경우 이동 중 데이터 저장이 필수인 만큼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인 외장형 저장 장치를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확대를 대비할 만한 제품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하드웨어 업체들은 국내 시장 성장이 한계에 온 만큼 해외 시장 진출도 고려 중이다. 그동안 해외 시장 진출은 저가 제품을 앞세운 물량 공세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외산 업체들이 가지지 못한 독자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해외 진출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USB이동저장장치에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가미해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이오셀(대표 강병석)의 경우 올해 대만·미국 등 상반기에 2∼3개 국가에 제품 판매를 준비 중이며 디비코·에이엘테크를 비롯한 5∼6개 업체들도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김인순 기자·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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