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물러서지도, 물러설 곳도 없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이’를 악물고 있다.
대기업들이 매년 연말만 되면 엄청난 실적을 내세우며 ‘성과급 파티’를 벌이고 있는 동안 중소·벤처기업들은 ‘양극화’라는 단어를 되씹으며 물끄러미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만 보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확실한 지원자였던 정부도 조건 없는 지원이 없을 것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지게 하고 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올 초 경제 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중소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골격이 마련된 만큼 향후 일관된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며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보증 및 정책 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중소기업 혁신’을 또다시 화두로 꺼내들었다. 한마디로 경쟁력이 없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히 지원을 중단하고 대신 ‘될성싶은 기업’만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중소·벤처, 올해는 다르다=중소기업을 대표하는 단체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업계를 독려하는 운동이 있다. 바로 지난해 5월 중소기업인대회부터 시작한 ‘기술혁신운동(Only One)’이다. 중소기업도 경제 환경의 변화에 맞는 변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세계 일류 기술 확보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자는 취지다.
벤처업계도 올해부터는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달 ‘벤처 1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10년간 시련 및 기반을 구축했다면 올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확산의 시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수난의 시기는 끝났고 이제부터는 벤처가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정부, 중기·벤처 올해도 챙긴다=중소·벤처 업계는 정부의 ‘2006년 경제운용방향’을 보며 자신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중소·벤처기업의 혁신 역량 강화’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강화’ 등 중소·벤처 업계가 의욕을 가질 수 있는 내용들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기대 이상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정책 자금 개편을 통해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해 집중적인 자금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기술력과 신용도가 우수한 혁신형 기업에 대해서는 대표적인 자금줄인 산하 신용보증기관의 연대입보 기준을 대폭 완화함으로써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중소·벤처기업들이 대기업과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대기업 퇴직 인력을 활용한 중소기업 경영 자문 확대, 대기업 해외 진출시 동반 진출 등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돼 있다.
여기에 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IT스머프(SMERP)’ 정책을 확대해 오는 2010년까지 1조6000억원의 예산을 투입, IT 중소·벤처기업 집중 육성에 나선다. 이 계획은 중소·벤처기업의 생태계 건전화와 맞춤형 정책 강화를 통해 무한경쟁 환경에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정책을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하는 포괄적·종합적 접근을 통해 △윤리·투명경영 문화 확산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통한 동반 발전 △벤처캐피털 등 자본 시장 활성화 △창업·퇴출 등 생태계 순환구조 개선을 더욱 입체적 시각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이를 통해 2010년까지 시장 규모 2배 이상 확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당 수출액 100만달러 달성, 더 많은 기업이 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
◇파워 IT코리아, 우리가 이끈다=올해의 경기 전망에 대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보다는 좋을 것’이라는 것이 시각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표적인 민간 경제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는 상반기 4.7%, 하반기 4.9%로 평균 4.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이보다 더 좋은 5%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같은 성장세는 한동안 지속, 오는 2008년에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록 중소업계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한 편이다. 중소기업협동중앙회가 매달 발표하는 중소기업 경기 전망조사(100기준)에 따르면 지난 10월 93.7을 시작으로 4개월 연속 하락, 올 1월은 88.3%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그동안 갖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온 기술로 무장한 우수 중소·벤처기업들은 이같은 체감경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경기는 회복되고 정부는 경쟁력 있는 곳에 대해서만 집중 지원을 펼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파워 IT코리아의 첨병인 우수 중소·벤처기업들의 올해 분명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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