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직접적인 경제손실로 이어지는 시대의 도래는 우리가 상상한 것 보다 훨씬 더 빨리 왔다. 정보의 가치화가 이제 개개인의 경제적 이익과 손해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시대가 온 것이다.
수백년 전 적국의 군사 배치 정보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던 시기에서 개개인의 정보수집 능력이 자신의 운명을 가르는 시기로의 변환, 이것이 IT산업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자 판도라의 상자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패러다임의 전환이 없는 사람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 전보다 수천배로 뒤처진다. 기술 진보와 정신적 진보의 속도와 보조를 맞춰가면서 우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두 마리 토끼란 과연 무엇인가. IT가 잡아야 할 두 마리 토끼는 바로 지적 욕구 충족과 경제적 욕구 충족이다. 즉,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과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여기에서 지적 욕구 충족은 현재 검색서비스를 통한 앎의 의지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콘텐츠 사업이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양방향 통신으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적발산 욕구와 앎의 의지가 만나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이러한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IT산업이 나아가야 하는 첫 번째 루트다. 두 번째는 경제적 욕구 충족이다. 가격이 바로 최고의 서비스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은 의사소통의 공간을 최소화해 중간단계 마진을 소비자에게 돌림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발생시킨다. 소비와 공급의 직접적 소통은 새로운 가격을 형성한다. 생산자는 중간 상인에게 주는 이윤보다 많은 이윤을 확보하고 소비자는 소매자의 영업비용을 부담하지 않음으로써 싼값에 물건을 살 수 있다.
IT란 어떤 거창한 국가적 사업이 아니라 개인의 지적 욕구 충족과 경제적 이익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생활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새로운 인재의 양성 그리고 그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해야겠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IT가 이제 더는 장밋빛 미래를 선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IT가 핵심적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다. 정보권력의 핵심에 있는 사람이 정보의 변두리만 보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온 국민이 노력했다면 이미 만들어진 고속도로 위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앞으로는 더욱 더 높은 사양의 저가제품이 삶 속으로 파고들 것이다. 크기도 작아지고 인터페이스도 간단해지며 24시간 네트워킹되는 시대가 곧 돌아온다. 이러한 시대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기보다 앞서 나가는 인재의 양성이 필요하다.
IT산업의 발달은 프로그래머나 전자공학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간(time)이 뭔지 아는가. 물리학자들 사이에 수천년간 논란이 되고 있는 시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시간에 대한 철학적 정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반 없는 IT는 의미가 없다. 정보 없는 정보산업은 사상누각이다.
요즘 학생들을 보면 한문을 읽지 못하고 영어도 능숙하지 못하다. 그런 가운데 불어나 중국어나 일본어가 가능한가. 아니다. 미래에는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언어와 그 언어를 통한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문화적 의사소통의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인문과학의 발달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인문학적 기반이 없는 공학도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경제적 관념이 없는 IT는 실패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의 방향은 따뜻한 가슴을 가진 냉철한 지성의 육성에 포인트가 맞춰져야 한다.
심오한 사고, 정확한 판단, 과감한 실천.
IT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미래의 정보산업에 대한 방향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나아갈 방향을 정확하게 판단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과감한 실천뿐이다.
◇윤경목 서울사이버대학교 컴퓨터정보통신학과교수 gyoon@is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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