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내광가입자망 기술 규격 두고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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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부터 20만 가구 이상에 보급될 댁내광가입자망(FTTH)의 기술 규격을 두고 능동형광네트워크(AON) 방식과 기존 수동형광네트워크(PON) 방식이 크게 격돌할 태세다. 그러나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분명하고 기술의 절대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통신사업자 채택 여부에 따라 현 시장판도에 지각변동까지 예상된다.

 ◇급부상한 ‘AON’=새해 들어 FTTH 구축에 AON 방식이 급부상했다. 특히 초고속정보통신 특등급아파트의 주체인 건설사들이 통신사업자의 기술과 다르게 독자적으로 AON 방식으로 결정,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물산(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이미 특등급아파트를 AON으로 구축한 데 이어 LS전선 등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시공 주체인 건설사들이 AON 기술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AON은 광기가비트 스위치 이용, 아파트 단지 내까지 광으로 진입하고 가입자 수만큼 최소 100Mbps 속도를 보장하는 기술. 기능과 속도는 기존 PON과 같다. 양방향 100Mbps 대역폭을 보장하면서도 기존 랜과 같이 운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이 보급중인 PON 방식에 비해 케이블·공사비를 포함하면 70∼80% 저렴하다. 또 AON 방식은 국내 장비 업체들이 이미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일본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장비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AON 장비업계 관계자는 “AON 방식은 회선을 바꾸지 않아도 되고 기존 PON 방식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통신사업자보다는 건설사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PON은 GE-PON이 앞서=FTTH 구축 사업자 KT와 하나로텔레콤은 PON 기술로 이미 정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부분 순수 국내기술이자 원천기술을 보유한 파장분할(WDM) PON보다는 기가비트이더넷(GE) PON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KT는 지난해 2만 회선 시범서비스에 이은 20만 회선의 상용서비스는 GE-PON 방식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도 올해 집중 보급할 단독주택 FTTH 방식으로 GE-PON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통신사업자들로서는 인터넷전화·방송·인터넷의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대역폭을 보장하는 PON 방식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은 PON, 아파트 AON”= KT는 “주거형태별 주력 기술방식을 선정, FTTH 제공 방식을 단일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즉 아파트·단독주택·연립주택 등 형태에 따라 공급 방식을 달리하겠다는 것. 또 이미 구축된 xDSL, 광랜, HFC 등의 초고속인터넷 방식도 투자비 절감 차원에서 FTTH 방식 결정에 큰 고려대상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장단점을 고려했을 때 단독주택은 PON 방식이, 아파트 시장에서는 AON 방식이 좀더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FTTH산업협의회 관계자는 “FTTH는 10년을 내다보고 구축하는 것이니만큼 지금 판단을 잘못한 채로 기술이 결정되면 향후 돌이킬 수 없게 된다”며, “통신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시공주체인 건설사까지 포함한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의견수렴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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