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새해가 밝았다. 신년 벽두 시무식을 시작으로 IT업계도 한 해 농사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올해 IT경기는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성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IT산업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를 통해 올해 각 분야 예상 시나리오와 시장 전망, 쟁점 등을 5회에 걸쳐 들어본다.
최준근 한국HP 사장(54)은 2006년을 ‘고속 성장과 재도약의 한 해’로 요약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경기가 주춤하면서 IT시장도 별 재미를 못 봤지만 올해는 상황이 ‘180도’로 다르다는 것. HP도 본사 CEO가 교체되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한 번 승부를 걸어 볼 만하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기대가 큽니다. 신년 분위기 때문이 아닙니다. 지난해 게걸음을 면치 못했던 IT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있습니다. HP도 인력과 조직 정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HP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겠습니다.”
최 사장은 실제 어느 해보다 성장 목표를 공격적으로 잡고 있다. 올해 IDC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이 예측하는 국내 IT시장 성장률은 5%대지만 이보다 두 배 수준인 9% 이상으로 매출 목표를 잠정 확정했다. 예상대로라면 올해 한국HP는 1조8000억원대로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의 경영 실적을 올리게 된다. 필요하다면 업체 인수는 물론이고 신규 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그만큼 최 사장이 예측하는 2006년 컴퓨팅 시장도 밝다. 먼저 서버는 신규 수요가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멀티코어와 같은 새 프로세서와 블레이드 서버와 같은 신제품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서버도 ‘세대교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인 ‘몬테시토’가 출시되면 유닉스 서버에서 상당한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입니다. 블레이드 서버는 온라인·포털·대형 데이터센터 쪽에서 수요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소·중견기업은 서버 업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전략 시장입니다. 이 외에 리눅스 등 오픈 운용체계 기반 서버도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HP의 올해 사업 전략은 ‘밸류(수익)’와 ‘볼륨(규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쪽에 맞춰져 있다. 규모를 위해서는 듀얼코어를 기반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모든 사업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밸류를 위해서는 블레이드 서버 기반의 독자 파트너 프로그램인 ‘BEPP’를 통해 영업력을 크게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탄력을 받은 스토리지 수요는 애플리케이션이 결국 시장 주도권을 결정할 관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HP는 지난해 전체 스토리지 시장점유율 2위, 솔루션 업체 중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스토리지는 애플리케이션이 관건입니다. 대부분의 업체가 단순 하드웨어 판매에서 벗어나 백업·주크박스·가상화·관리 소프트웨어와 같은 솔루션에 승부수를 던질 것입니다. HP도 이에 대응해 스토리지 전담영업팀을 구성,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입니다.”
HP의 ‘수익동력’이라 불리는 프린터 사업도 올해 기대주 중 하나다.
“올해 전체 잉크젯 프린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5만대에서 약 10% 성장한 200만대 선으로 이 가운데 복합기 대 단품 프린터의 비중이 6대 4 정도로 복합기 시장을 낙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포토 프린터는 20만대 선으로 커져 잉크젯 프린터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홈 프린팅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 사장은 특히 “기업용 프린터 시장은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져 지난해 3만3000대에 비해 두 배 정도 증가한 5만∼6만대 수준까지 늘어난다”며 프린터·팩스·스캐너·복사 등을 모두 묶어 ‘TPM(Total Printing Management)’ 방식으로 수요 창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6년은 컴퓨팅 분야에서 인수합병과 신규 사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주도권을 위한 인수합병도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HP도 올해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SI업체 인수건을 매듭짓는다는 방침입니다.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한 전자태그(RFID)에서도 어떤 업체와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은 HP만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습니다. 하드웨어·미들웨어·컨설팅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쪽으로 HP 역할을 고민중입니다.”
최 사장은 “국내 경제 규모가 커져야 다국적 기업의 본사 위상도 함께 올라간다”며 “한국HP가 시장점유율에 연연하기보다는 전체 IT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작은 불씨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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