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IT KOREA 세상을 바꾼다]한국의 표준이 국제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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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IT산업 분야에서 한국이 맹활약중이다. 메모리와 LCD 분야에선 한국이 곧 국제표준이다. 지난해엔 우리가 제안한 와이브로(휴대인터넷) 기술, 정보보안 기술, 텔레매틱스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 낭보가 줄을 이었다. 올해엔 나노, 전력IT, 차세대 RFID 암호화 등의 기술분야에서 국제표준 획득이 낙관된다.

우리나라는 최근 2년간 IT분야의 각종 국제표준화기구에 34명의 의장단 인사를 배출해 수치상으로 세계 7위의 위상을 확립했다. 특히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는 9명의 인사를 배출,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달리면서 IT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RFID(무선인식) 분야 = 유비쿼터스 사회를 주도할 핵심기술로 부각되는 RFID 기술은 대표적인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국제표준화 성공작품이다. ISO는 수십년간 호환성없이 사용되어 왔던 다수의 RFID 개별 프로토콜들을 성공적으로 통합했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국제표준화에 대응해 국제표준과 국내 기술기준, 산업화 연계의 핵심적 연계 역할을 담당해 왔다. 센서 태그, 전자실 보안, 리더 관리 등의 기술분야에서 올해에만 3∼4건의 우리 기술이 ISO표준에 정식 제안될 것으로 전망된다.

MPEG 분야 = 우리나라는 국제 표준화 활동에 조금 늦게 참여해 MPEG-2 표준이 거의 완성될 무렵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101개의 우리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했고, 73개 기술이 제안돼 표준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MPEG-4 분야에는 영상기반 표현기술과 3차원 애니메이션 정보압축기술 등 33개 기술, MPEG-7 분야에는 색온도 서술자 및 얼굴인식 서술자 등 12개 기술, MPEG-21 분야에는 비디오 영상에 대한 영역신호 서술자 등 17개 우리기술이 반영돼 있다.

생체인식 분야 = 복잡한 암호 기억, 신분증 소지 등의 번거로움이 없고, 분실이나 위·변조의 위험이 없어 세계적으로 활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의 9.11테러 이후 2002년 미국의 주도로 SC37이 설립됐다. 생체인식분과는 시스템과 응용프로그램 사이에서 사람의 신체특성에 대한 데이터의 상호호환과 데이터변환을 위한 국제표준을 제정한다.

생체인식분과는 6개의 워크그룹(WG)으로 구성돼 있으며, WG2의 의장을 중앙대 권영빈 교수가 맡고 있다. 생체인식의 국내 전문위원회는 SC37 설립과 동시에 구성돼 ISO에 대한 국제표준 현황파악, 국제문서 투표, 우리기술 제안 등으로 우리나라 기술을 적극적으로 국제표준에 반영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 기술이 국제표준에 반영된 표준(안)은 4건이다.

◇정보보안 전자서명 분야 = 최근 세계적으로 홈쇼핑, 전자뱅킹, 전자경매 등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본인확인, 거래내용의 위변조 금지, 부인방지를 위한 전자서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추진 중인 전자정부 사업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자서명 기술 개발 및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자서명 기술은 ISO의 정보보안 기술(JTC1/SC27)에서 표준작업이 이뤄지며 미국, 한국, 프랑스, 일본 등이 주도한다. 현재 4개의 한국형 전자서명 기술(KCDSA, EC-KCDSA, IBS-2, EC-KNR)이 국제규격안(FDIS) 단계로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최종 국제표준 반영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2개의 한국형 전자서명 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시켰다.

전문용어, 언어 및 콘텐츠자원 분야 = 정보기술 인프라의 핵심인 ISO/TC37은 1947년도에 설립돼 전문용어 표준화 및 문자자료관리 등 전문용어와 언어 및 콘텐츠자원관리 분야의 표준화를 진행중이다. 지금까지 국제표준은 15종이 제정됐고, 한국이 제안한 ‘자질구조표상’ 등 3종의 규격을 포함한 18종의 국제표준이 작업중에 있다.

지리정보 분야 = 차세대 승객과 화물운송기술이라 할 수 있는 ‘다중교통매체 위치기반서비스(LBS)기술’이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국제표준이 됐다. 이 기술은 이동통신망과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사람 또는 화물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기술로 물류운송, 차량관리, 응급구호 등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 선진국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휴대인터넷 분야 = 우리나라가 국책사업으로 추진중인 와이브로 기술 규격이 포함된 모바일 와이맥스(802.16e)에 대한 국제표준이 지난달 중순 국제전기전자학회(IEEE)에 의해 최종 승인됐다. 이에 따라 올 초부터 802.16e 기반의 인텔이 주도하는 와이맥스 및 와이브로 관련 장비 생산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와이맥스는 반경 30km 정도의 거리에서 50Mbps 고속 데이터전송이 가능하고 달리는 자동차나 기차 안에서도 접속 가능한 차세대 휴대 인터넷 기술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11월엔 국산 암호 알고리듬인 ‘SEED’가 국제표준으로 확정됐으며, 국제표준이 전무한 고속 전력선통신(PLC)의 국가표준이 2월께에 마련된다. 국가표준이 마련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이며 이에 따라 국제표준 제정도 낙관된다.

‘반도체 PN접합형 온도센서’ ‘RF 멤스 스위치’ ‘폐브라운관의 재활용’ 등 3종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제안돼 있어 이 역시 국제표준 획득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국은 이미 국제표준의 중심에 서 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표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  

세계 각 기업은 기술주도권 싸움을 위해 자사 신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이끌기 위한 세력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우리 기술을 세계표준에 반영하기 위해 기술위원회 등 관련표준화 회의에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 IEC 세계 표준화 단체의 국제간사를 비롯해 의장, 프로젝트 리더들은 우리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곳곳에서 활동하며 표준화의 숨은 일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남제 LG필립스디스플레이 상무는 CRT디스플레이 분야 국제 표준을 총괄 관리하고 있다. 고 상무는 지난해 9월 IEC TC 39(전자관)의 국제의장을 수임, 1963년 한국이 IEC회원으로 가입한 지 43년 만에 의장국이 되는 쾌거를 올렸다. 고 상무는 국제기술동향의 신속한 파악은 물론 향후 CRT산업변화의 능동적 대처로 국제표준의 실질적인 주도를 하고 있다.

국제 간사로 우리 기술을 표준화하는데 노력한 일꾼도 많다. 정일섭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 최초의 국제표준기구의 초대 기술위원회 국제간사로 2002년부터 IEC TC 47(반도체소자)의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반도체 부품소자, 집적회로, 전자부품 조립, 개별반도체소자, 센서 및 멤스의 설계, 제조 및 활용의 신뢰성, 환경적 시험 등의 내용을 취급한다. 김영민 동일기연 연구소장은 2002년부터 IEC SC 47E(개별반도체소자)분과위원회의의 국제간사다. IEC SC 47E(개별반도체소자)는 1993년에 한국이 국제표준기구의 국제간사국을 최초로 수임하며 반도체 한국의 표준입지를 구축했다. 특히 이 분야의 초대 국제간사는 전자부품연구원의 신상모 박사가 3년 동안 담당했고 95년 6월부터 4년 동안 2대 간사로 김영민박사가, 99년 6월부터 3대 간사로 전자부품연구원의 윤대원 연구위원이 3년 동안 담당했다.

장성호 금오공대 교수는 2004년 8월부터 IEC TC 39(전자관)의 국제간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CRT세계시장 55%를 점유하고 있는 우리 업체들의 신기술 제품을 새로운 국제표준으로 제안하는 등 이 분야 국제 표준화의 활성화에 시금석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영 한국산업기술대 교수(51)는 2003년부터 IEC TC 100/TA 4(디지털시스템 인터페이스 및 프로토콜)의 국제간사를 맡고 있다.

표준 워킹 그룹의 위원장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박세광 경북대교수는 94년 10월부터 현재까지 11년에 걸처 IEC SC47E의 WG1(반도체센서)에서 위원장을 원활히 수행하고 있는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동한 국제표준 전문가다. 박 교수는 신성장동력산업의 국제표준화기반구축사업 중에서 차세대반도체분야에 대한 공동수행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규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995년 8월부터 국내 초전도전문위원회 국내운영간사로 활동하며 ‘96년 6월 제4차 북경회의부터 지난해 9월 9차 알르곤랩회의까지 한국의 초전도표준활동을 주도했다. 2000년 12월에 IEC TC 90(초전도)의 WG 11(임계온도측정)에서 공동위원장을 한국 최초 수임한 국제표준전문가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이정노 삼성SDI 책임연구원과 김일호 LMS사장, 조원서 산업기술시험원 팀장, 이종서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김광영 LG전자 책임연구원 등이 각 규격의 개발을 위해 순수한 국제적 중입자로서 규격의 초안을 작성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프로젝트 리더로 활동 중이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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