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T 인터넷전화 사업권 허가 유보 의미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가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인터넷전화(VoIP) 사업 허가를 보류한 것은 통신과 방송 산업 간의 ‘교차 진입’을 해결하기 위한 정보통신부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본지 12월 9일자 5면 참조

 이 같은 결정은 일견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전화+인터넷+방송)’의 출현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연되는 것을 의미하는만큼 산업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심의위원회가 보류 이유에서도 밝혔듯 통신사업자의 방송 시장 진입이 불가능한 형편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VoIP 사업을 허가할 경우 ‘불공정한 경쟁 상황에 직면’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최근에는 IPTV 서비스의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심의위원회가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일단 ‘보류’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내년 2월 임시국회 발의가 예상되는 ‘광대역융합서비스법’(가칭)이나 방송법 개정안 등 IPTV 관련 법안들이 어떻게 처리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SO·통신업계, 상반된 반응=심의위의 결정에 대해 SO 진영은 강도 높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TPS 사업을 앞서 준비해온 SO 측에서는 “자격이나 사업계획서상 평가에 문제가 없는데 왜 유보냐”며 “(IPTV와 거래하자는 의미라면) 안 하면 그만”이라며 반발했다.

 한 MSO 고위 관계자는 “IPTV는 법·제도를 정비하고 만들어야 하는 문제이고, VoIP는 기존 법·제도 틀에서 조건을 갖춘 사업자를 인허가하는 것이니만큼 동일선에서 평가해선 안 된다”며 “경우에 따라선 행정소송도 할 수 있다”는 강경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SO의 한 관계자는 “정통부 설명을 들으면 이해를 못 하는 바도 아니다”라며 “사업자 견해를 충분히 수렴해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IPTV가 현 법·제도상 불가능하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통신사업자들이 IPTV 사업을 하겠다는 것에는 극력 반대하면서 방송사업자만 통신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불공정 상황을 허가해 달라’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해 사실상 IPTV와 인터넷전화의 교차 진입을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시장이 이미 저만치 가고 있는데 이를 법·제도로 규제하겠다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통부 “시장 상황 무시할 수 없다”=정통부 측은 SO 진영의 이런 반응에 대해 “감정적으로 서운한 측면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정책적 판단을 일절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자격이나 사업계획서상의 계량적 평가만으로 사업 인허가를 결정한다면 심의위를 운영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기계에 넣어’ 사업자를 선정하라는 것이나 같다는 것.

 이번 심의위에 참석한 심의위원 A씨는 이번 결정에 대해 “서류상 하자는 없다”며 “그러나 객관적인 여건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사업권 허가를 지금 당장 할 수 없다는 게 정책심의위원회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2월이 고비=이번 결정으로 SO 진영은 내년 상반기에 VoIP 사업은 물론이고 TPS 서비스도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TPS 시장을 둘러싼 통신·방송계의 경쟁은 사실상 시차없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통부는 내년 심의위 개최 일정을 명확히 못박지 않고 있지만, 심의위원들은 향후 3개월여를 전후해 재심사를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에 따라 차기 회의는 내년 2월 임시국회 시점과 맞물리거나 직후에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올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IPTV 상용화 관련 법제화 또는 관련 제도 정비작업의 최종 시한과 다시 맞닥뜨리게 됐다.

 신혜선·성호철기자@전자신문, shinhs·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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