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등 전기기기류의 주 재료인 전기동의 국제 시세가 폭등하면서 국내 전선업계가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국제 전기동 가격이 올 3분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 10월 톤당 400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연초에 비해 1000달러 이상 높아졌다. 이어 두달만인 이달 들어서 사상 최대치인 4600달러를 돌파했다. 그래프 참조
대한전선 관계자는 “전선 제조원가의 80%까지 차지하는 전기동값의 인상폭이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톤당 5000달러 선까지 육박했다”며 “한번에 대량 물량이 공급되는 전선 사업 특성상 원자재 가격 인상에 맞춰 공급가를 높일 수 없어 이에 대한 손해는 고스란히 제조업체가 떠안을 수 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가격 폭등세의 원인은 국제적인 물량 부족에 따른 것으로 세계 최대 전기동 생산국인 칠레의 생산량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6%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분기 전기동 세계 최대 소비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가격 인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제 투기꾼들도 매수에 참여, 소비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국제 거래가 폭등에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됐다.
추가 인상에 대비해 국내 전선업계가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상태다. 현재로는 내년 1분기 이후 투매 세력이 보유 물량을 시장에 방출해 가격이 안정화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현재는 이상 급등하고 있지만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안정세를 유지해 예년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 전선제조업체들은 원자재를 제외한 부문에서 생산원가를 낮추는 등 버티기 작전에 들어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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