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IT구매 통합

 금융지주회사들이 잇따라 금융그룹내 자회사의 IT구매기능을 통합, 직접 관리에 나서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회사·하나금융지주회사·신한금융지주회사 등 금융지주회사들은 그동안 각 자회사 또는 IT자회사가 가졌던 IT 구매기능을 지주사로 흡수하기 시작했다.

 지주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IT 투자의 효율화와 비용절감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그룹사가 중심이 되는 금융 IT거버넌스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그룹차원의 IT 효율화와 비용절감 방안을 모색해온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우리금융지주회사 내에 금융그룹의 IT 통합구매팀 신설을 검토중이다. 통합구매팀이 꾸려지면 그동안 IT자회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우리은행, 경남·광주 은행 등 자회사들의 IT구매 기능이 지주사로 이관될 전망이다.

 이달초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거듭난 하나금융그룹도 지난 10월부터 자회사의 IT 구매기능을 하나은행으로 통합했으며 향후 하나금융그룹의 IT거버넌스 수립이 완성되면 지주사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대투증권 등 10개 자회사(손자회사 포함)에서 IT 수요가 발생하면 하나은행 정보전략기획부가 통합 창구로서 기술 및 가격 협상을 진행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각 자회사가 개별적인 계약을 맺고 있다. 하나금융지주회사 측은 통합구매로 비용절감 등 시너지 효과가 약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주사와 신한은행·조흥은행 등 자회사로 이원화된 ‘분산형 모델’을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고액 구매는 지주사의 통합구매팀을 거치도록 해 사실상 지주사가 IT구매를 관장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도 내년에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IT거버넌스를 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융IT 업계는 지주사의 구매기능 통합은 그룹사 구매기능을 효율화하는 장점도 있지만 아직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단순히 비용절감의 이슈에 머물러 IT투자의 효과를 오히려 떨어뜨릴 우려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SI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프로젝트 진행시 개별 금융 자회사에 이어 또 다시 지주사의 승인을 거치면서 가격협상에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공급자 측면에서는 마른 수건을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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