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머셜 홈쇼핑업계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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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씬한 몸매 원하세요’라는 카피로 유명한 인포머셜 홈쇼핑업체 씨앤텔. 이 회사는 한때 직원이 300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50여명에 불과하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3500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여전히 구조조정이 진행형이다. 또 다른 인포머셜업체 J사 직원 100여명은 얼마 전 MBC 경영센터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MBC 드라마넷이 인포머셜 광고방송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IMF) 시절 ‘알뜰쇼핑’의 대명사로 각광받던 인포머셜업계가 급격한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주 활동무대였던 케이블TV에서 일반 광고에 밀려 인포머셜 방송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 옛날이여∼=지상파 방송채널은 물론이고 온미디어, CJ미디어 등 인기 채널을 운영중인 케이블 프로그램 공급자(PP)들이 지난해부터 아예 인포머셜 방송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나마 살아남은 방송도 늦은 밤이나 새벽시간이 아니면 빛을 보지 못한다.

 인포머셜업체는 당연히 직격탄을 맞고 있다. 씨앤텔이 지난 2003년 매출 3548억원을 정점으로 작년 1370억원까지 급락했으며, 3만9800원에 3벌을 주는 ‘잭필드’ 바지로 유명한 코리아홈쇼핑도 지난 2003년 850억원의 매출이 올해에는 400억원대로 반토막이 날 전망이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최근 실시한 시장조사에서도 케이블 인포머셜 시장 규모는 2002년 1조1000억원을 정점으로 추락하고 있다. 표 참조

 방송사들은 방송을 줄이는 까닭으로 “싸구려 광고를 없애 채널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포머셜업체들은 “케이블TV 시청가구가 1300만까지 늘어나면서 광고 단가가 높은 일반 광고만으로도 충분한 광고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라며 “광고가 없어 어려울 때 힘이 돼준 동지에서 한순간에 헌신짝 신세가 된 것도 억울한데 이미지를 실추시킨 주범으로 전락했다”고 하소연한다.

 ◇줄이거나 늘리거나=인포머셜업체들의 생존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리고 있다. 인력이나 비용구조를 줄여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안과 인터넷이나 해외 진출 등 신규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코리아홈쇼핑은 지난 2003년 매출의 70%에 달하던 인포머셜 사업을 올해는 30%까지 줄였다. 대신 카탈로그, 무역으로 사업을 넓히는 한편 지난 8월에는 e마켓플레이스 ‘이지켓’을 정식 오픈했다. 내년 초에는 방송시간 확보를 위해 아예 신규 PP사업 진출까지 검토중이다.

 씨앤텔도 케이블PP ‘무협TV’ ‘시리즈TV’ 등 자체 채널을 운영하며, 방송시간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인규 코리아홈쇼핑 사장은 “인포머셜 홈쇼핑도 이제는 자본력이 없으면 버틸 수 없는 빈익빈 부익부 구조로 점점 변하고 있다”면서 “발빠른 사업다각화에 이어 중국 등 해외 진출 모색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반홈쇼핑기업협회 관계자는 “지상파TV의 낮방송이 허용되면서 케이블TV 시청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인포머셜업계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며 “현재 일반 광고처럼 사전심의를 받는 인포머셜 방송을 일반 홈쇼핑 방송처럼 사후심의로 전환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시장활성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인포머셜 홈쇼핑이란

 인포머셜(informercial)은 정보(information)와 상거래 또는 광고(commercial)의 합성어다. 인포머셜 홈쇼핑은 TV 방송 광고시간을 홈쇼핑 방송처럼 꾸며 내보는 것으로 IMF시절 부도위기에 몰린 유망 중소기업의 제품들을 여의도 중소기업종합전시장에 모아놓고 매일같이 생중계를 하는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처음 시작됐다. 한경희스팀청소기, 도깨비방망이, 뉴세라녹즙기 등도 인포머셜 홈쇼핑으로 먼저 뜬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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