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정체는 진행형이다. 내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올해 크게 다르지 않다. 모바일 게임 N사 사장은 “정체가 오래 지속되다보니 정체란 말을 꺼내는 것도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얘기도 언제부터인가 익숙해지고 지루한 느낌마저 든다”는 말로 현재 모바일 게임 업계의 쥐죽은 듯한 분위기를 대변했다.
그동안 시장 활성화와 시장 파이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 개발사마다 개별적으로 또는 모바일게임산업협회 차원의 문제 제기와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 온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성과가 없다보니 더이상 떠들지도 않고 동시에 마케팅 활동도 줄었다. “몇몇 리딩 개발사를 제외하고 요즘처럼 모바일 업계가 조용한 적이 없었다”고 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로틴 세대에 대한 관심과 그 가능성 역시 몇해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문제는 로틴 세대의 휴대폰 보유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고, 더불어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돈이 안되는 시장으로 여겨왔다. 실제로 중학생 뿐 아니라 초등학생까지 한 반에 상당수의 학생들이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중 상당수는 부모 명의다.
또한 월 4만원에 가까운 통신요금을 내고 있지만 이 역시 부모의 지갑에서 나온다. 이런 점에서 게임업계에 로틴 세대는 가능성만 있을 뿐 현실과는 일정 정도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시장으로 비쳐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또한 산업 전반에 걸쳐 10대 청소년의 구매력과 가능성은 여러 면에서 입증됐지만 별도의 10대 초반 로틴 세대만의 통계나 보고는 찾기 어렵다는 점도 로틴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게 만든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 전반에 대한 시장 가치와 중요성은 점차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이들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현재 시장을 잡기 위한 목적 뿐 아니라 미래 시장을 대비하고 선점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라이프 사이클은 평균 3개월 정도. 하나의 게임이 출시돼 더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할 때까지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로 얘기된다. 대작RPG와 네트워크 게임 등 라이프 사이클을 늘려 이를 통해 개발사의 수익도 함께 확대하는 방안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지만 여전히 모바일 게임의 평균 수명은 몇개월이다.
하나의 게임을 오랫동안 이용하게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면 남은 것은 게임을 계속해서 소비할 수 있는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유도하는 길이다. 그리고 그 대상으로서 가장 적합한 층이 바로 로틴 세대다. 가장 어리기 때문에 가능성도 가장 높을 뿐더러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구전 효과도 이 세대를 따라갈 층은 없다.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 오성민 회장은 “로틴 세대만을 위한 게임이라고 콕 집어서 말할 수 있는 게임은 없다. 의도적으로 로틴세대만을 겨냥해 내놓는 게임도 없어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로틴세대와 여성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중요 고객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모바일 게임의 개발 트렌드에서 로틴 세대를 염두에 둔 게임 개발은 자연스런 추세다”고 말했다.게임빌의 ‘물가에 돌튕기기’, 이쓰리넷의 ‘동전쌓기’, 웹이엔지코리아의 ‘부루마불’ 등 10대는 물론 성인층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 지금까지 로틴 세대에게도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이 10대 청소년층의 높은 인기를 얻으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를 태세다.
이러한 게임들의 공통점이라면 무엇보다 조작이 간편하고 중독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또한 아기자기한 맛에 주위 친구와 경쟁을 부추겨 자꾸 하고싶게 만드는 요소를 갖고 있다. 전 연령층을 고루 겨냥한 게임이기도 하지만 로틴세대에게도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이다.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2∼3편씩의 후속작이 등장하고 스테디셀러처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 게임들의 배경에는 로틴세대가 있다. 로틴 때 느낀 1편의 재미는 하이틴 시절로 올라가 2, 3편을 기다리게 만든다. 나아가 그 게임을 만든 개발사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 신작 게임의 꾸준한 소비에도 막대한 효과를 주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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