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삼국지,시장 파이 급속 확대 기대

‘낸드플래시 윈(WIN).’

 인텔과 마이크론의 낸드플래시 합작사 설립이 물밑작업을 끝내고 공식 발표됐다. 더욱이 낸드 최대 수요처인 애플과의 공급계약 체결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노어플래시 1위인 인텔 조차도 낸드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휴대폰용 메모리시장을 둘러싼 낸드플래시와 노어플래시 간 경쟁에서 낸드 진영이 사실상 승리했음을 방증한다. 이에 따라 낸드시장을 겨냥한 한국·일본·미국 3국지가 본격 전개돼 시장 파이를 급속히 늘려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인텔·마이크론 낸드플래시 합작사 설립=인텔과 마이크론이 낸드 플래시메모리 생산을 위해 50억달러 규모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21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두 회사는 각각 12억달러를 투자해 회사를 설립하고, 향후 3년간 각각 14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또 플래시 메모리 최대 수요처로 떠오른 애플은 두 회사에 각각 2억5000만달러씩을 제공, 칩 공급선을 확보했다. 새 회사의 지분은 마이크론이 51%, 인텔이 49%를 확보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내년초 첫 가동되며 칩은 아이다호, 유타 등에 있는 마이크론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낸드플래시, 한일 양국 경쟁에서 한·일·미 3국 경쟁으로=공식 출범한 인텔과 마이크론의 낸드플래시 합작사 ‘IM플래시 테크놀로지’는 한·일간 경쟁이 치열한 낸드플래시 시장에 미국이 가세, 3국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반도체는 미국이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에서 일본·한국 등이 뛰어들어 경쟁하는 모양새가 일반적이었다. 낸드플래시는 특히 사실상 한국의 삼성전자가 주도하면서 시장을 만들어 놓은 것이어서 향후 ‘한국의 수성 전략’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낸드 진출 잇따를 듯=IM플래시 테크놀로지의 출범은 낸드플래시를 둘러싼 세계 반도체업계 무한경쟁의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낸드플래시가 모바일기기에서 팔방미인으로 활약하면서 전세계 반도체업계가 이 시장에 주목해 왔다. 노어플래시 1위인 인텔에 이어, AMD도 이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업체들이 합작사 설립 또는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주체들이 모두 세계 낸드시장에서 순위 5위권 밖에 있는 업체들이라는 점이다. 낸드시장 상위권은 삼성전자·하이닉스·도시바·르네사스 등 한일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특히 AMD가 관심을 갖는 인피니언은 최근 분사를 통해 별도의 메모리전문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인피니언이 AMD와의 낸드 합작사 설립 또는 제휴를 통해 낸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낸드시장 한국 주도는 당분간 지속=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1강 2약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55∼60% 점유율로 최강을, 그리고 도시바와 하이닉스가 각각 20%와 10%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인텔의 낸드 진출과 관련해 하이닉스 관계자는 “합작사의 낸드플래시 생산이 짧은 기간내에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낸드플래시는 D램과 마찬가지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원가절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D램 강국인 한국의 주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인텔의 진출은 낸드플래시 ‘파이’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낸드분야에서 기술적으로 많이 앞서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보다 시장 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더 많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애플의 경우 최근 칩 조달을 위해 삼성전자·하이닉스·도시바·IM플래시테크놀로지 등에 선수금을 지불하면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받는 선수금은 각각 5억달러와 2억5000만달러다. 도시바와 인텔-마이크론 합작사(IM플래시 테크놀로지)도 각각 2억5000만달러씩의 선수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애플톤 마이크론 CEO는 “낸드 시장은 D램 시장의 약 3분의 1 규모에 불과하지만 성장률은 훨씬 높다”며 “D램 성장이 연간 45∼50% 수준인데 비해 낸드 시장은 연간 100∼120%씩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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