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적은 무의미하다. 4분기부터 우리의 시대다.’ 3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지만, 주요 게임업체들은 대부분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보고 있다. 4분기에서 내년 1분기로 이어지는 시기가 계절적으로 본격적인 성수기인데다 이들 업체가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온 기대작들이 하나둘씩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하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는 많은 게임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기엔 국내 게임 시장이 이를 충분히 받쳐주기 어렵다. 오히려 메이저업체는 물론 중견 및 중소 개발사들까지 올 겨울시장에 대비해 수많은 게임들을 개발중이어서 되는 게임과 안되는 게임의 편차가 심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연히 업체간의 희비는 앞으로도 계속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1위 다툼이 치열한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다분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우선 엔씨의 경우 북미 시장의 연착륙에 힘입어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포털 ‘플레이NC’를 통해 서비스중인 ‘스매쉬스타’ 등 일부 게임의 반응이 좋은 것도 낙관적 전망을 가능케한다. 다만 이들 게임이 당장에 수익으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다.
‘카트라이더’의 위축으로 3분기에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냈던 넥슨은 4분기에 재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기존 주력 게임들이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는데다 부분 유료화 전환이후 동접이 상승기조를 보이고 있는 올드게임, 이른바 ‘클래식 게임’의 수익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록’ ‘빅샷’ 등이 본격적인 수확기로 접어들 것이란 점도 호재다. 효자인 ‘카트’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게 아킬레스건.
NHN·네오위즈·CJ인터넷 등 웹보드 기반의 빅3 게임포털 운영사들 역시 4분기를 벼르고 있다. 먼저 NHN은 ‘아크로드’의 상용화와 NHN저팬의 호조 등으로 강세가 예상된다. 캐주얼게임 ‘건스터’가 그러저럭 선전하고 있고, 차기작 ‘권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보드게임 최강자 ‘맞고’도 영원한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네오위즈는 국민게임으로 부상한 최고 인기게임 ‘스페셜포스’의 수익이 상승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XL1’ ‘알투비트’ 등 추가 퍼블리싱할 게임이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CJ인터넷 역시 ‘건즈온라인’ ‘대항해시대’ ‘서든어택’ 등 퍼블리싱 게임의 성공적인 상용화에 한껏 기대를 걸고 있다.
한빛소프트 역시 4분기에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히트작 신야구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다 큰 기대를 안걸었던 ‘네오스팀’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만만찮다. 여기에 ‘팡야’ ‘위드’ ‘서프’ 등 기존 게임의 해외 진출이 효과를 보고 있다.
유일한 매출원인 ‘뮤’의 하락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웹젠은 당장 4분기엔 암울하다. 그러나, 내년 1분기부터는 차기작 ‘썬’ 효과가 현실화하며 오랜 터널을 빠져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주요 게임업체들이 공격적인 퍼블리싱 투자와 자체 개발로 풍부한 차기작 라인업을 구성한 것이 올 연말부터 점차 실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극히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4분기에 대부분 매우 우량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난 9월12일 써니YNK는 MMORPG ‘로한’을 전격 오픈했다. 당시 클로즈베타’를 시작한 지 1년이 넘겨 출시한 ‘로한’이 초특급 태풍으로 변모할 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다. ‘시스템 홀릭’이란 수식어를 달 정도로 다양한 게임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새로운 게임을 희구하는 유저들을 자극하면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로한’은 이후 게임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어 버렸다. 마치 한쪽을 누르면 다른쪽이 튀어오르는 ‘풍선효과’ 처럼 로한의 동접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자 기존 게임들은 유저 이탈로 그야말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5만명 이상의 동접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로한’의 등장은 메이저 게임업체들의 실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팬터지풍의 MMORPG류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4분기 게임업계 실적에다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가지 변수는 상용화가 임박한 ‘로한’이 유료화 정책에 따라 유저들이 얼마나 어떻게 이동하느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로한이 유저 이탈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 유료화로 가느냐, 정액제로 가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주얼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엔씨의 ‘플레이엔씨’와 그라비티의 ‘스타이리아’의 영향권에 놓일 전망이다. 이미 플레이엔씨는 ‘스매쉬스타’를 시작으로 만만찮은 게임들을 중무장, 캐주얼 시장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스타2005에서 선보인 ‘엑스틸’ ‘SP JAM’도 벌써부터 반응이 좋다. ‘스타이리아’ 역시 조만간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파이가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엔씨와 그라비티의 포털의 성적표에 따라 5대 포털 등 많은 업체들의 4분기 이후 실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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